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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제1야당 대표의 삭발’…‘조국 대전’ 장기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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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문 대통령 만류에도…일각 “정치 희화화” 비판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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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62)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했다. 한국당 박인숙 의원, 무소속 이언주 의원에 이어 3번째다.

한국당이 조 장관 파면 투쟁으로 1인 시위, 단식 등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 당 대표 삭발까지 감행하자 “구시대적 방식” “약자 코스프레”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을 했다. 한국당 의원과 참석자 등은 삭발식 전 “지키자 자유대한민국, 살리자 자유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황 대표가 삭발하는 동안 한국당은 애국가를 틀었다. 황 대표 뒤로는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삭발투쟁’이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약 7분간의 삭발식이 끝나고 황 대표가 일어서자 주변에선 박수가 나왔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과 조국의 사법 유린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저는 오늘 제1야당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저의 뜻과 의지를 삭발로 다짐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황 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같은 자리에서 밤까지 ‘조국 사퇴’를 촉구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후 강기정 정무수석을 따로 불러 황 대표 삭발에 대해 염려와 걱정의 뜻을 전달했고, 강 수석은 삭발식 현장에서 황 대표를 만나 삭발 재고를 요청했다고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황 대표는 “조 장관을 파면해야 된다”고 했고, 강 수석은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조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한국당의 투쟁이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조국 대전’ 장기화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의 삭발은 정기국회 개막으로 원내 투쟁이 중심이 된 상황에서 원외 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내부 결속력도 다지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한국당 이학재 의원은 지난 15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저 정쟁을 위한, 혹은 존재감 확인을 위한 삭발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 김정현 대변인은 “느닷없는 삭발로 정치를 희화화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모두 기득권인 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약자 코스프레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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