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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노래로나마 ‘극일 발걸음’ 힘을 더해 주고자 만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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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평화’ 싱어송라이터 목회자 윤광호 목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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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어둠과 밝음이 교차했지/ 노예처럼 살게한 비굴 떨치고/ 고난 헤쳐 삶을 지켜낸 발길 있었지/ 하늘의 큰 뜻을 품지 않고/ 스스로 힘을 길러 서지 않고/ 큰 힘 따라 조아려 기대서면/ 모래 위에 올려 세운 집이 되고 말지니/ 모진 바람 닥쳐오면 강해져야 해/ 더불어 손을 잡고 일어서야 해/ 무릎을 꿇지 말고 바로서야 해/ 미래의 평화는 우리 몫이니/ 짓누르려 검은 손 뻗쳐와도/ 굴복도 포기도 없을 거야/ 아름다운 이 터전 지켜야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으로 안고.”(노래 ‘강해져야 해’)

평화를 노래하는 목회자 윤광호(63) 목사가 일본의 경제도발에 대항하는 노래를 만들었다. 군국주의 부활을 노리는 일본 아베 정책에 맞서는 노래 ‘강해져야 해’와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문제를 다룬 노래 ‘아니오’를 만든 것이다. 두 노래 모두 그가 직접 작사·작곡해 불렀다. 앞서 그는 세월호 추모곡 ‘기다리래’를 작사·작곡했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촛불집회 관련해서도 동요를 소재로 한 ‘어디만큼 왔나’를 만들었다.

일본 경제도발 사태 맞서고자 2곡 지어
군국주의 부활 비판 ‘강해져야 해’
아베에게 사과 촉구하는 ‘아니야’
자비로 음원 제작해 길거리 콘서트


신학대 나와 일본에서 공부·목회 경험
“밥 딜런처럼 노래로 세상 바꾸고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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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으로 전북 군산에서 활동하는 윤 목사는 “아베 내각은 한국과 좋은 이웃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일본내 지식인이나 시민단체조차 납득하지 못하는 한국에 대한 부당한 경제제재 조처를 밀어부쳤다. 이는 평화를 거슬러 노골적으로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는 행위로, 한국을 무시하고 얕잡아보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1984년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을 졸업한 뒤 86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어 1987~92년, 2001~06년 두 차례 일본에서 공부와 목회 활동을 했다. 그런만큼 한일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동안 재일한국와이엠시에이(YMCA)의 남북 기독교인 대화, 간토(관동)대지진 희생자 추모·진상규명 운동,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관련 행사, 재일동포 한일 문화교류, 일본내 조선학교 차별정책 반대운동, 한일 평화콘서트 등 다양한 한일 교류 활동에 참여했다. 세월호 참사와 박 대통령 탄핵 때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어 노래를 만들었고 전국을 돌며 길거리 콘서트도 열었다. 광화문을 비롯 전국 각 지역의 촛불시위 행사에서 공연했다. 그는 최근 일본의 경제도발 국면에서도 같은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했다.

아버지가 목사인 그는 기독교 집안 출신으로 생활 속에서 음악을 가까이 하며 자랐다. 대학 시절 가수이자 음유시인 밥 딜런의 평화를 주제로 한 노래 ‘바람만이 아는 대답’(블로잉 인 더 윈드)을 처음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노래였다. 노래가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깨닫고 신학과 음악의 접목을 고민했다. 스스로를 주변인에 해당하는 ‘디아스포라’(유민) 인생이라고 말한 그는 “노래에서 힘을 느끼기 때문에 삶에 대한 표현을 나의 방식인 노래로 전한다”고 말했다. 직접 만든 노래로 이 사회에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노래는 자신의 삶과 유리되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싸움도 말다툼도 할 때 있지 있어/ 그보다 더 나쁜 것은 거짓 꼼수/ 예 할 때 아니오 할 때가 있지 있어/ 그럴 때 우리 앞날에 평화 있지/ 잘못한 걸 잘못했다 사과하는 게/ 그렇게도 어려울까/ 마음 열어 손잡아봐/ 아닌 걸 아니라고 인정하는 게/ 그렇게도 어려울까/ 눈을 보며 껴안아 봐.”(노래 ‘아니오’)

이번에 만든 2곡 중의 하나인 ‘아니오’는 아베에게 보내는 노래이다. 진정으로 일제의 과거 침략사 사과를 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일본 정부의 경제도발 문제가 터졌을 때 곧바로 곡을 만들었지만 제작비가 부족했다. 그래서 일본산 불매운동이 한참일 때가 골든타임이었지만, 시간을 놓친 것 같아 안타까움이 있다. 그나마 음원 작업에 필요한 경비를 후불하는 조건으로 한달간의 작업 끝에 곡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됐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입니다. 우리가 이번에 경제체질 개선과 매국 청산 등 내적으로 정비를 해야 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굴복하지 않고 온전한 자리매김을 위해 지금 우리는 강한 마음을 먹고 더불어 손잡고 나가야 합니다. 제 노래들이 그런 발걸음에 힘을 더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윤광호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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