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노영민 등 黨靑에 표명… ‘측근-靑출신 공천특혜 없다’ 신호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친문(친문재인) 진영 핵심인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친문 진영의 핵심인 두 사람이 선제적으로 불출마 선언에 나서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물갈이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복수의 청와대 및 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 원장과 백 전 비서관은 최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영민 비서실장 등 당청 핵심 인사들에게 전달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친문의 중심인 양 원장의 불출마는 현역 물갈이에서 친문과 비문(비문재인)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여기에 재선 의원 출신의 백 전 비서관까지 불출마에 가세한 것은 ‘청와대 출신이라고 무조건 공천 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30여 명으로 예상되는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들에게 “문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를 맡았을 정도로 신임 받는 백 전 비서관도 불출마하는 만큼 청와대 출신이라는 특혜는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전달하겠다는 얘기다.
두 사람의 불출마에 따른 후폭풍은 현역 의원, 특히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도 양 원장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핵심 측근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한 뒤 현역 물갈이에 착수한 바 있다.
여당 중진들이 속속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도 현역 물갈이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대표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입각에 따라 불출마를 택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어 5선의 원혜영 의원도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내에서 차기 국회의장 1순위로 꼽혔던 원 의원까지 불출마를 공식화하면 4선 이상 중진들의 거취는 그야말로 풍전등화가 될 것”이라며 “양 원장이 서울 구로을, 백 전 비서관이 경기 시흥갑 출마가 유력했던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 바람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조국 정국’에서 벗어나 총선 정국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의 조 장관 퇴진 운동과 별개로 여당은 본격적인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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