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
당시 민주당 ‘피의사실’ 내밀며 공세… 한국당은 “공표금지 위반” 반발
2017년 3월 6일 특검팀이 국정농단 수사 결과를 발표하던 날,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당 대변인을 통해 낸 입장이다. 반면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재판 과정에서 첨예한 논란이 예상되는 피의사실을 명확한 증거 제시 없이 공표했다”며 “특검은 자신들을 향한 국민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의 피의사실 공표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는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한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2년 반 넘게 흘러 서로 처지가 뒤바뀐 현 여야는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피의사실 공표 논란을 둘러싸고 입장이 180도 바뀐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농단 특검 수사가 본격화됐던 2016년 11월 이후 박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 정보가 언론을 통해 알려질 때마다 이를 인용하며 더욱 철저한 특검 수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2017년 2월엔 박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 논란을 낳은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와 안 전 수석 간 전화통화 내용이 한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민주당은 브리핑을 열고 “통화 속에 선물과 고급 식사 제안을 마다하지 않는 안 전 수석의 육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며 “명품 가방과 호텔 식사가 그리도 좋았나”라고 비난했다.
한국당도 입장이 완전히 바뀐 데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7년 2월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안 전 수석의 통화가 보도되는 등 (특검이) 증거를 흘리는 게 문제”라고 주장하며 특검 기간 연장에 반대했다. 그러더니 지난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의혹’이 불거졌을 때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매일 단독 보도되던 이명박,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사실 유포에 대해 환호하던 민주당이 김경수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정보 유출’ 운운하는 모습이 측은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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