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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독점은 독하게 벌하는 미국, 석유왕 록펠러의 회사도 강제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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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중심지다. 미국 정부는 기업 활동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고,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절대 용납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독점(獨占)이다. 지난 100년간 미국에서 등장했던 독점 기업인 스탠더드 오일, 아메리칸 토바코, AT&T 등은 미국 정부에 의해 강제로 분할되거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특정 기업에 의한 독점으로 경쟁이 사라지고,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것이야말로 시장경제의 독(毒)이라는 것이 미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미국의 반독점 규제 역사는 1890년 제정된 셔먼법에서 시작한다. '반(反)독점의 대헌장'으로 불리는 셔먼법은 국내외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어떤 방식의 연합과 어떤 형태의 독점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처음 강제 분할당한 기업이 1800년대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였던 스탠더드 오일이다. '석유왕' 존 D 록펠러가 1870년 설립한 스탠더드 오일은 미국 전역의 석유·철도 회사를 인수하면서 20년 만에 미국 석유 시장의 88%를 장악했다. 하지만 경쟁 업체에 운송 요금을 비싸게 부과하는 등 영향력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미국 정부는 1911년 스탠더드 오일을 33개 회사로 강제 분할했다. 같은 해 미국 담배 시장의 90%를 장악했던 아메리칸 토바코도 셔먼법의 적용을 받아 16개 회사로 강제 분할됐다.

미국의 반독점법은 1900년대 들어 더욱 구체화됐다. 미 정부는 1914년 가격 차별, 끼워 팔기 금지 등을 포함한 클레이턴법과 연방거래위원회법을 새로 제정했다. 반독점 규제 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이때 설립되면서 반독점 규제 체계가 완성됐다.

기업 분할도 계속 이어졌다. 1942년에는 미국 방송 산업을 독점했던 NBC를 강제 분할했고, 1984년에는 미국 통신 업계를 독점했던 AT&T도 지역 사업별로 쪼개졌다. 1990년대 이후에는 IT(정보기술) 분야가 주요 규제 대상으로 등장했다. 1998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용 운영체제(OS)인 윈도와 인터넷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결합 판매하는 것은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여 MS를 2개 회사로 분할하라고 판결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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