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삼성 스마트폰 1억대 외주? ODM 30%설에 부품업체 뒤숭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해 11월 중국 시장에 출시된 30만원대 ‘갤럭시A6s’는 중국 제조업체 윙테크가 개발-디자인-생산까지 전부 맡고, 삼성은 갤럭시 브랜드만 붙였다. [사진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마트폰 자체 생산량을 줄인다는 소식에 부품·전자 업체 상당수가 뒤숭숭하다. 연간 1억6000만대가량 생산 가능한 베트남 공장의 물량을 줄이는 대신,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에 갤럭시 A시리즈 이하 저가형 모델 상당수를 맡기는 방식이다.



삼성 “16만원 이하 제품 직접 생산하긴 어렵다”



16일 부품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ODM을 확대하더라도 일부 주요 부품에 있어서는 제품 선정에 관여하겠으니 안심해달라”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도 지난달 뉴욕 기자간담회에서 “130달러(약 16만원)대 이하 제품을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기는 어렵다”며 “우리가 생각한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ODM을 일정 부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9' 기자간담회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은 지난해에는 중국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ODM했던 윙테크, 올 7월에는 화친텔레콤과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다. 윙테크는 연간 스마트폰을 9000만대를 생산하는 중국 최대 ODM 전문업체다.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 안팎으로 고전하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도 마냥 높은 원가를 고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의 스마트폰 ODM 비중은 지난해 3%에서 올해 8%까지, 내년에는 2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ODM 물량이 삼성의 연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약 3억대) 중 3분의 1인 1억대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ODM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보다 아웃소싱 정도가 더욱 강하다. 애플이 자신들이 개발·설계한 아이폰을 대만 폭스콘에 위탁생산 맡기는 편이 OEM이라면, ODM은 아예 설계부터 디자인, 부품조달, 조립·생산까지 모두 하청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OEM과 달리 연구·개발(R&D) 측면에서도 자유롭다.

현재 1% 안팎을 기록하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고려할 때 삼성은 중국 시장용 스마트폰에 대규모 R&D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중국 부진에 저가폰 ODM 선회…부품업체 타격 불가피



실제로 지난해 9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개발실장(당시 부사장) 등 임원진이 윙테크를 직접 방문해 중국 내수용 스마트폰 ODM을 협의했다. 두 달 뒤인 지난해 11월 중국 시장에 출시된 30만원대 ‘갤럭시A6s’는 윙테크가 개발-디자인-생산까지 전부 맡고, 삼성은 갤럭시 브랜드만 붙이는 전형적인 ODM 폰이었다.

ODM 물량이 늘어날수록 중소기업이 다수인 국내 부품업체에는 부담이 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함께 베트남에 동반 진출한 기업일수록 삼성의 ODM 물량 증가에 따른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