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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트럼프, 김정은 초청에 "평양 갈 준비 안 돼…할 일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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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 일어나느냐에 달려…언젠가 갈 것"

金 톱다운 담판 요구에 실무협상 진전 강조

국무부 "3차 정상회담 포함 논의 준비 됐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대해 "준비가 안 됐다"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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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청에 대해 "우리가 갈 준비가 안 됐다. 언젠가 나중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16일 김 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비공개 친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3차 정상회담과 함께 평양에 오라고 초청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다. 자신의 평양 방문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렸다"는 말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톱다운(직거래 담판) 요구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 실무협상에서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답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바레인 왕세자와 회견 도중 "김 위원장이 북한 방문을 초청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것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북한과) 관계는 매우 좋지만,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한 달 가량 김 위원장의 평양 초청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답변을 피한 셈이다. 북·미가 9월 하순 실무협상 재개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앞서가진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는 이어 북한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아마 아닐 것"이라며 "우리가 그럴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언젠가 나중에(some time in the later future) 방문할 것"이라며 "그건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김 위원장) 또한 미국을 방문하고 싶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하지만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고 아직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평양 방문이나 김 위원장의 방미가 이뤄지려면 비핵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중앙일보는 앞서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8월 8일 친서에 이어 8월 중순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친서를 보내 "3차 정상회담과 함께 평양 초청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2월 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실무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먼저 정상 간 직거래(톱다운) 담판을 요구한 것이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김 위원장의 평양 초청과 연내 3차 정상회담 제안을 대한 확인 요청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의 9월 하순 협상 재개 약속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 그러한 논의들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만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평양 초청 친서 관련 내용을 알고 있느냐는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런 친서가 얼마 전에 있었다는 것은 저희가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히 설명을 들었다"며 확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20분 뒤 같은 당 박병석 의원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달 편지를 두 번 보냈느냐"고 거듭 확인하자 "그렇다"면서도 "저희가 한 건에 대해선 미국으로부터 충분히 브리핑을 받았고 오늘 신문에 보도된 것은 저희가 확인해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강 장관은 실무협상 전 3차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실무협상을 하고도 2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런 상황에서 실무협상 없이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기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서라도 실무진이 어느 정도 만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일차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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