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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트럼프, 사우디 보복 위해 "장전 완료"...영국·러시아 "속단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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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생산시설 두 곳이 지난 14일(현지 시각)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공격 주체와 배후를 놓고 미국은 이란을 의심하고 러시아와 영국 등은 이런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

로이터,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책임은 이란에 있다"며 예멘이 공격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이란의 소행이나 연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조선일보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 대사가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알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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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러시아 측 대표는 이번 공격과 관련 성급한 결론을 내면 안 된다고 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런 유사한 사건이 걸프 지역에서 더 큰 충돌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이란을 겨냥해 군사공격 가능성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우리(미국)는 (범인을 확인하는) 검증에 따라 (보복하기 위해) 장전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고 트위터에 썼다.

그러면서 네벤쟈 대사는 "걸프 지역과 중동 주변 지역은 이미 이것 외에도 문제가 많으며 주요한 충돌은 분명히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그것(충돌)을 피하기를 원하고, 모든 당사자가 자제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영국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카렌 피어스 주유엔 영국대사는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전히 평가 중"이라면서 "이것(책임소재)이 정해지면 우리는 어떻게 책임 있는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파트너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마틴 그리피스 예멘 파견 유엔특사도 "배후에 누가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이란은 사우디 공격 범인이 이란이라는 미국 주장을 극구 부인한 상태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15일 트위터에 이란의 소행이라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주장이 "최고 거짓말"이라며 "이란을 비난하는 것으로 재앙을 끝낼 수 없다"고 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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