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부터 평양 초청 편치를 받았는지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은 채 “우리가 갈 준비가 안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이 평양에 초청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것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 ‘김 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비공개 친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에 오라고 초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보도 후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그런 친서가 얼마 전에 있었다고 하는 것은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히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평양을 가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의 ‘톱다운 담판’ 요구에 ‘실무협상 진전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답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도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언젠가 나중에(sometime in a later future)는 방문할 것”이라며 “그건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김 위원장) 역시 대단히 미국에 오고 싶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의 방북과 김 위원장의 방미 여지를 열어뒀다.
그러나 “나는 그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아직 가야 할 길(할일)들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방미 전 비핵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상징성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가시적 담보 없이 북한의 요청을 선뜻 수락하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대선 국면에 악영항을 미칠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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