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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트럼프, "평양 갈 준비 안돼"‥북과 밀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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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제 보장 요구 메시지에 "아직 갈길 남았다"

평양 회담설도 일축

실무협상 앞두고 비핵화 등 선행과제 강조

아시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뉴멕시코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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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아직 북한을 방문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아닐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래 어느 시점에 아마 그것(방북)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나는 그(김 위원장) 역시 미국에 오고 싶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직 갈 길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더 언급하고 싶진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질의에 이같이 말하며 친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체제 보장과 제재 해제를 내세운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 담화를 내놓은 데 대한 반응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최근 제재 완화보다는 체제 보장에 중심을 둔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이번 담화를 계기로 제재 해제까지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협상 재개를 앞두고 비핵화에 따른 상응 조치로 체제 안전보장과 대북제재 해제 또는 완화까지 해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협상 조건을 다시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 소식통은 "북측이 이번 실무 협상 재개에서 바라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의 발단이 된 영변 핵시설 폐기에서 한 발 더 가야 한다는 입장을 펼 가능성이 크다. 이날 미 국무부는 북의 대화 의지를 환영하며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논의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북측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총회에 참석한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이 대독한 연설문을 통해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측도 북의 체제 안전 보장 등에 대해 점진적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북측도 성의있는 비핵화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전문가들은 북ㆍ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논의가 축소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와의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 협상을 앞두고 요구 수준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도 북한의 담화는 희망적 신호라면서도 "실무 협상에서 반드시 비핵화 합의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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