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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WTI 14.7%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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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증권 "사태 장기화 시 국내 정유사 원가 부담 확대" 우려

세계일보

지난 16일 한국석유공사의 울산 본사에서 한 직원이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 추이를 살피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시설에 대한 드론(무인비행기) 공격 여파로 국제 유가가 폭등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WTI는 장중 한 때 15.5%까지 오르기도 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5시10분 현재 배럴당 13.05%(7.86달러) 상승한 68.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전날 밤 약 20% 폭등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의 원유 설비가 가동을 멈추면서 사우디는 하루 평균 570만배럴가량의 생산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더 큰 문제는 사우디의 시설 복구가 얼마나 걸릴지와 함께 미국 등의 보복공격 여부에 따라 유가가 더 큰 폭의 급등을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 이웃 예멘의 후티 반군이 그 배후를 자처했으나 미국과 사우디 등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을 장본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이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현재의 사우디 생산 감소가 앞으로 6주간 이어지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7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번 사태가 국제 유가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내 정유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전망된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사우디의 이번 석유 생산 중단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며 ”단기적으로는 사우디의 자체 재고 및 미국의 SPR 방출 등으로 수급 차질을 완화할 수 있겠지만 생산 중단이 수주를 넘긴다면 이를 상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사우디를 대체할 다른 공급선을 모색해야 하고, 이에 따라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에쓰오일을 포함한 국내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생산 중단 사태가 단기간에 그친다면 유가 반등으로 재고 관련 손익이 개선되면서 정유사들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사우디 현지 석유화학업체들이 이번 사태로 생산 차질을 겪게 되면서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 등 석유화학 업체들은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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