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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삼중수소만 빼면 깨끗"...얼결에 후쿠시마 오염수 심각성 인정한 日과학기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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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오염수는 정화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삼중수소를 제외하면 다른 방사능 물질은 검출되지 않는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상이 16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개막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삼중수소(Tritium)’는 후쿠시마 제1원전서 나온 방사성 물질로 기형이나 암을 유발하는 방사능 물질이다. 자연계에서도 나오는 방사능 물질이라 다른 방사성 물질과 비교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원전 오염수에서 나온 고농도 삼중수소의 경우에는 발암이나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다.

조선일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 처리된 오염수를 보관하고 있는 대형 저장탱크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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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방사성리스크위원회(ECRR)에서는 저농도 삼중수소라도 체내 유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세포사멸, DNA 등 유전적 손상, 생식기능 저해 등의 위험성이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고농도 삼중수소의 경우에는 위험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195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고농도 삼중수소 피폭으로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국제사회에 처음 공론화한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방사성 물질이 잔류한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앞서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가 해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세계적으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 처리할 경우 전 지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다케모토 과학기술상은 이에 대해 "몇몇 국가들이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적이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후쿠시마의 재건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런데 오염수의 안전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얼떨결에 삼중수소 잔류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10일 하라다 요시아키 일본 환경상이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주장을 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아직 오염수 처리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린피스 등 환경보호 단체를 중심으로 일본이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정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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