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프랑스서도 유사 기형아 7명 태아나…'환경 영향' 가능성 제기
CNN "1960년대 탈리도마이드 베이비 사건 연상케 해"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겔젠키르헨에 있는 성마리아 병원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달 초까지 석달여 동안, 이 병원에서 비슷한 유형의 기형아 3명이 잇따라 태어났다.
이 아이들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팔을 가졌지만 한쪽 손(손바닥과 손가락)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병원 측은 "기형아 중 2명은 왼쪽 손이 기형이다. 그들은 보통의 팔뚝을 가졌지만, 손바닥과 손가락이 발달하지 않았다"며 "다른 한 아이의 경우 오른쪽 손과 손가락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이어 "이들 가족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기형아 출생을 설명할 수 있는 인종적, 문화적, 사회적 유사성은 없다"고 부연했다.
또 병원 측은 "이런 형태의 기형을 몇 년간 보지 못했다. 같은 유형의 기형이 다수 발생한 것은 무작위 발생일 수 있다"며 "그러나 단기간에 이런 기형이 3건이나 확인된 건 특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통계학적으로 신생아의 기형 확률은 대략 1∼2% 선이다.
이들처럼 임신 중 손이나 발이 발달하지 못하는 현상은 감염이나 다양한 종류의 독소 때문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그 밖에 양막낭(羊膜囊)에서 나온 섬유조직이 태아의 손발을 감싸 기형을 유발하는 협착 고리 증후군에 의해 또는 탯줄이 태아의 손발을 감으면서 생기는 기형도 가능하다.
주정부 보건부는 동일유형의 기형아 연속 출산 문제를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관내 모든 의료기관과 접촉해 비슷한 유형의 기형아 출생이 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또 "기형의 원인 규명을 위해 의료단체들과 다른 주 정부와도 협력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프랑스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형아 연속 출산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프랑스 보건부는 지난해 10월 3개 지역에서 7건의 손발 기형아 출산이 보고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아녜스 뷔쟁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당시 "그들이 먹고 마시고 흡입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동일 유형의 기형아 연속 출생이 환경 문제로 인해 촉발됐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8년 런던 독일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리도마이드 피해자들의 시위 |
CNN 방송은 이번 기형아 출산 상황이 마치 1960년대 '탈리도마이드 베이비'(Thalidomide baby) 사건을 연상케 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리도마이드는 임산부 입덧 개선 효과가 있는 약물로 1957년부터 유럽에서 시판됐으나 여성이 임신 초기에 사용할 경우 태아의 중증 기형, 특히 사지결손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1963년 판매 금지됐다.
실제로 1960년대 유럽에서는 이 약물의 영향으로 보이는 1만2천여명의 사지결손 아기가 태어났다.
1960년대 탈리도마이드 사태로 사지결손 상태로 태어난 피해자의 2012년 기자회견 |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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