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대학가수 출신 中 ‘586 금융통’ 미·중 실무담판 이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랴오민 재정부부장 18일 워싱턴 협상 지휘

류허 부총리가 발탁한 차세대 금융전문가

중앙일보

랴오민(廖岷·51) 중국 중앙 재경위원회 판공실(중재판)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1월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중·독 고위급 재무 대화’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중국 재정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랴오민(廖岷·51) 중국 중앙 재경위원회 판공실(중재판)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이끄는 실무협상팀이 18일 미국을 방문한다고 신화사가 17일 보도했다. 중국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차세대 금융통인 랴오민 부부장이 기존의 왕서우원(王受文·53) 상무부 부부장을 대신해 실무팀 좌장을 맡으면서 미·중 협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랴오 부부장은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화된 지난해 5월 무역 협상 주역으로 발탁됐다. 당시 중재판 국제경제국장이던 그는 시진핑 주석의 경제 고문인 류허(劉鶴·67) 부총리의 발탁으로 주광야오(朱光耀·66) 재정부 부부장을 대신해 협상팀에 합류했다. 그동안 왕서우원 부부장과 동급으로 활약했지만 이번 워싱턴 실무협상부터 한 단계 올라서 단독으로 지휘하게 됐다. 상무부 부부장에서 재정부 부부장으로 실무 지휘자를 교체한 것은 협상 이슈가 무역 관세에서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금융 분야로 확대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랴오 부부장은 다음 달 초 워싱턴에서 열릴 13차 미·중 고위급 무역 담판의 실질적 성과를 위해 미국 협상팀과 실질적 합의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1968년생인 랴오 부부장은 노래하는 금융전문가다. 1986년 베이징대 경제과, 90년 경제학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 경영대학원 MBA 학위도 받은 수재다. 대학 시절에는 한국의 대학가요제 입상에 버금가는 유명 민요 가수였다.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 ‘기다림은 술과 같아(等人就像在喝酒)’, ‘흐르는 청춘(流動的靑春)’은 중국인에게 익숙하다.


그는 베이징대 석사 졸업 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국제자금처에 들어갔다. 이후 금융 기업 광다(光大)그룹 홍콩 사무소와 중국은행 행장실 주임 조리를 거치며 금융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2년에는 중국은행의 홍콩 상장 업무에 참여했다. 2003년 은행감독위원회로 자리를 옮겨 금융 감독 업무를 총괄했다. 2010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는 상하이 은행감독국의 당서기 겸 국장으로 상하이 금융업계를 감독했다. 2016년 11월 상하이를 떠나 중국 재정 정책을 총괄하는 중앙 재경위원회 판공실의 국제경제국 국장으로 베이징에 올라와 류허 부총리를 보좌했다.

랴오 부부장은 금융학 관련 저서와 번역서, 학술 논문도 적지 않다. 1998년 국제 통화 유로의 탄생을 파헤친 『유로 지진(歐元震撼, The rising EURO)』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 『은행 거버넌스 강화의 원칙』 등을 저술했다. 2016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분석한 호주 퀸즐랜드대 정치경제학과 교수 스테판 벨의 저서 『우주의 주인, 시장의 노예(Masters of the Universe, Slaves of the Market)』를 중국어로 번역했고, 국제 금융 관련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현재 2008년 금융위기 후 중국이 만든 금융 싱크탱크 ‘중국 금융 40인 포럼’을 비롯해 ‘중국 경제 50인 포럼’의 정식 회원이다.

랴오 부부장이 판공실 부주임을 맡은중앙 재경위원회는 지난해 3월 당·국가 기구개편 직전까지 중국 경제 정책과 5개년 경제계획을 수립하는 중앙재경영도소조였다. 위원회 격상 이후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재경위 주임은 시진핑 주석, 부주임은 리커창 총리, 위원은 권력서열 5위, 7위인 왕후닝 상무위원과 한정 부총리이며, 판공실 주임은 류허 부총리가 맡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