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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트럼프 “북한 갈 준비돼 있지 않다…갈 길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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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관계 좋다”면서도 평양 방문에는 신중

실무협상에서 성과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

북한에 만족할 수준의 비핵화 압박 의미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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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북한 방문 의사를 묻는 질문에 “준비돼 있지 않다고 본다”며 “갈 길이 남았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그이지만, 북한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북한에 갈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아마도 아니다. 우리가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나중 언젠가 그것을 할 것”이라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그(김 위원장) 또한 미국에 오고 싶어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나 아직 그럴 준비가 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거듭 말하고, “우리는 아직 갈 길들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당신을 북한으로 초대했느냐’는 질문에도 “(김 위원장과) 관계는 매우 좋다. 그러나 그에 대해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올해 김정은을 만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어느 시점에는 그렇다”고 대답해,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하지만 북-미 양쪽이 ‘9월 하순 실무협상’을 물밑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이날 발언은 실무선에서 의미 있는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 듯하다. ‘노 딜’로 끝난 2월 말 하노이에서의 2차 정상회담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매우 신중해진 모습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나 김 위원장의 미국 방문이 이뤄지려면 위험부담을 뛰어넘을 상당한 수준의 협상 성과물이 전제돼야 한다. 내년 11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성과 없는 정상 간 교차 방문이 가져올 정치적 후폭풍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준비돼 있지 않다”는 그의 발언은 그만큼 북한이 아직 미국이 만족할 만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고, 우회적으로 북한을 압박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한편,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북-미 실무협상이 몇주 안에 열릴 것으로 본다’는 북한 외무성의 ‘미국담당 국장 담화’에 대한 <한겨레>의 논평 요청에 “9월 하순에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그런 논의들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직) 발표할 만남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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