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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LG "국제 기준 충족시켜야" VS 삼성 "새 기준 논의 필요"…8K TV 전쟁 2라운드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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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전자가 경쟁사 삼성전자의 QLED 8K TV와 나사의 나노셀(LCD) TV(오른쪽)의 화질 비교시연을 했다.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세계 1,2위를 다투는 TV제조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화질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양사는 같은 날 시차를 둔 기술 설명회를 열어 상대편 제품과 비교시연 및 화질 기준에 대한 다른 견해를 보이며 화질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앞서 LG전자가 삼성전자의 8K TV의 화질선명도가 국제 기준에 못미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삼성전가 8K TV 화질 측정은 보다 종합적이고 공신력있는 기관을 통해 새로운 평가를 해야한다고 반박하면서 양측간 화질 공방은 장기전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LG전자는 17일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한 ‘디스플레이 기술 설명회’에서 삼성전자의 QLED 8K TV가 국제 표준인 화질선명도(CM) 기준에 미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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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가 패널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국내시장에 판매중인 QLED TV에 적용된 퀀텀닷 시트를 들고 있다. 제공|LG전자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는 “삼성의 8K TV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ICDM 규격에 한참 못 미치는 화질을 갖췄다”면서 “이는 8K TV가 최고 화질을 갖췄다고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전무는 이어 “TV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엔지니어 관점에서 안타깝고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8K TV시장을 주도하고 싶다면 기준 미달의 TV를 늘릴 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정된 규격에 따른 TV를 내놓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인증을 의뢰한 기관은 ICDM으로 디스플레이 업계 최고 전문 기구인 SID 산하 위원회로 디스플레이 성능 측정 규격을 제정하는 국제기구다. 현재 이곳에는 LG전자 뿐 아니라 삼성전자, 파나소닉 등 주요 제조사 50개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ICDM은 해상도를 판단하는 측정기준으로 ‘CM’값을 정의하고, 화질선명도 50%이상을 해상도 충족조건으로 명시했다. CM값이 50%는 넘어야 사람 눈으로 봤을때 인접한 화소를 구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날 LG전자는 삼성 QLED 8K TV와 LG 올레드 4K TV를 나란히 전시해 화질 비교 시연을 했다. 게다가 삼성 QLED TV를 부품별로 분해해 백라이트가 없는 자사의 OLED TV가 블랙 등 색상을 균일하고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 상무는 “올해 삼성 QLED 8K TV의 CM값이 2018년도 90%에서 올해 12%로 국제적으로 합의한 기준(50%)보다 급격하게 떨어졌다”면서 “시야각을 높이기 위해 해상도를 떨어뜨리는 시도를 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답했다. 이어 “소니 등 다른 경쟁사의 8K TV도 실험을 했는데 CM값 기준치는 충족했다. 기술적으로 왜 CM값이 떨어졌는지 삼성전자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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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서울 서초 삼성전자 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8K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같은 날 오후 삼성전자도 서울 R&D센터에서 8K화질 설명회를 열어 LG전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날 삼성전자도 8K 이미지 파일과 8K 동영상을 띄워 보여주는 시연을 통해 LG전자의 LG 8K 올레드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8K 이미지 파일을 USB에 옮겨 TV에 띄운 결과 삼성전자 제품은 글씨와 이미지 등이 선명하게 구분된 반면 LG 제품은 글씨가 퍼져보였다. 8K 카메라로 이미지를 촬영한 후 각각의 TV에 송출했을 때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8K 이미지 파일을 USB에 옮겨 TV에 띄워보니 삼성전자의 QLED TV에서는 작은 글씨도 선명하게 보이지만 LG전자 올레드 TV에서는 글씨가 뭉개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LG전자 8K TV는 HEVC(H.265)코덱이 없어 8K콘텐츠 구현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LG전자가 강조한 화질선명도(CM)값에 대해서는 8K TV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한 평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ICDM 화질선명도 기준은 1927년에 발표된 데다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됐던 것으로 최신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용 상무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은 2016년 5월 CM은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며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발표하고 기존 가이드는 중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면서 “TV 평가 단체나 전문 매거진 등에서는 화질을 평가하는 요소로 CM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K TV의 화질은 화소수 뿐 아니라 밝기, 컬러볼륨 등의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자사의 QLED 8K TV는 국제표준기구(ISO)가 규정한 해상도 기준(7680x4320)을 충족하며 VDE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8K 시장에서 1,2위간 소모적 경쟁보다는 시장 성장에 보탬이 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허태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전략팀장(상무)은 “지금 8K 시장이 성숙되고 있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특정 화질을 문제 삼는 흐름은 국제적으로 봤을 때도 좋지 않다”면서 “8K 화질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지고 선명한 화질 그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 상무도 “현재 8K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에서 CM과 같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8K협회’에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 미래 시장을 만들어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주도적으로 8K 협회를 결성했으며 최근 해상도, 최대 밝기, 전송 인터페이스, 압축 규격 등 8K 관련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단체는 현재 TV 및 패널 제조사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유통사 등을 포함해 16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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