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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조 장관 일가족 의혹 들여다보는 檢…수사 어디까지 진척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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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조 장관의 딸 조모(28)씨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조씨가 2주간 인턴을 하고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된 의학논문이 고려대 입시에 제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합격 여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전날 조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허위·과장 의혹이 제기된 각종 인턴 증명서 발급 과정, 고려대 생명과학대학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물었다.

조씨는 한영외고에 재학 중이던 2007년 7∼8월, 2주간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뒤 이듬해 12월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은 2010학년도 고려대 입시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기재됐다.

조씨가 당시 제출한 입시 관련 기록들은 보존기간 만료로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지난달 27일 고려대 입학담당 부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빙자료 제출목록'을 토대로 문제의 의학논문이 실제로 제출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 장관은 이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논란이 되는 제1저자 논문은 여기(고려대 입시)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입학사정관으로 참여한 고려대 생명과학부 A 교수를 전날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씨가 지원한 세계선도인재전형의 절차와 채점기준 등을 확인했다.

A 교수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씨의 논문 제출 여부와 관련해 "증빙자료 제출목록에 적혀 있는데 실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수험자에게 재차 확인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曺 "지금 논란이 되는 제1저자 논문, 고려대 입시에 제출되지 않았다"

문제의 논문이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면 고려대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대한병리학회는 논문 작성 과정에 연구부정이 있었다고 보고 해당 논문을 직권으로 취소했다. 고려대는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입학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학부생 시절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십과 모친 정경심(57) 교수가 재직 중인 동양대에서 받은 표창장 등이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어떻게 활용됐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조씨는 2015학년도 부산대 입시 때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한국과학기술원 분자인식연구센터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3주간 인턴으로 근무"했다며 "실험 준비 및 영문 논문자료 분석 등을 수행"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인턴 기간이 케냐 의료봉사와 일부 겹치고, KIST 출입기록에는 3일간만 오간 것으로 돼 있어 스펙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딸이 KIST 인턴 책임자에게 메일로 양해를 구하고 케냐에 갔다. 출입증을 태그하지 않고 같이 간 사람들과 함께 들어간 적도 있다고 한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각종 스펙 부풀리기 의혹의 배경에 있는 정 교수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단국대 인턴은 당시 한영외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장영표 교수가 주관한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KIST 인턴은 정 교수 동창인 이모 박사가 정모 박사 연구실에 연결해줬다.

정 교수는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로 지난 6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자신과 두 자녀 등 일가의 출자금 14억원만으로 구성된 '가족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도 핵심 피의자인 만큼 두 차례 이상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檢, 스펙 부풀리기 의혹 뒤에 있는 정 교수 직접 조사할 듯

조 장관 가족이 출자한 사모펀드 의혹 관련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5촌 조카가 17일 구속 후 첫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와 함께 해외로 출국했던 WFM 우모 전 대표도 귀국해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우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우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조 장관 5촌 조카 조모씨 등과 함께 해외로 출국했고, 최근 귀국해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이로써 우 전 대표와 조씨,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이상훈씨 등 해외에 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 의혹 주요 관련자들은 모두 귀국한 상황이다.

코링크PE 투자를 받은 WFM은 자동차 2차전지 업체로, 정치권에선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사업과 연관됐다며 조 장관 측의 관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정 교수가 WFM에서 고문료 등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돈을 받았고, 코링크PE가 사모펀드 투자를 받은 웰스씨앤티를 WFM과 합병해 우회 상장을 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우 전 대표를 상대로 코링크PE와 WFM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도 구속 후 처음으로 이날 오후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씨를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씨의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며 "조씨의 지위 및 역할, 관련자 진술 내역 등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내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조씨는 코링크PE와 WFM 등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사모펀드 관련자들에게 증거인멸을 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도 있다.

검찰은 조씨 구속 수사로 그의 혐의는 물론 정 교수 등 그 가족들이 사모펀드와 코링크PE 등 관련 의혹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조씨는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정 교수와 두 자녀는 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에 10억5000만원을 출자했고, 정 교수 동생 가족도 3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또 정 교수 동생은 코링크PE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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