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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상장 늘고 주가 오르고…스팩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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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확대에 ‘안전 투자처’로 인기

신규상장 대폭 늘어 알짜 스팩 고르기 열풍

인내 기본, 주가 빠지기도…투자 신중해야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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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연초만 해도 시들하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부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스팩 13곳이 신규상장한데다 상장을 신청한 스팩까지 고려하면 올해 스팩 상장은 지난해의 20곳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스팩 청약에 투자자들도 대거 몰리면서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상장 후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스팩 특유의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팩에 투자할때 합병 기업을 찾는 발기인, 증권사별 스팩합병 확률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서 따르면 18일 신규상장하는 하나금융13호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254대1로 집계됐다. 지난 3~4월 상장한 유안타제4호스팩, 케이비제17호스팩, 하이제4호스팩, 한화에스비아이스팩 등의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였다. 5월31일 상장한 유진스팩4호부터 300대1로 경쟁률이 치솟았다. 7월15일 상장한 이베스트이안스팩1호는 무려1431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장한 스팩의 평균 청약 경쟁률 34대1과 비교하면 치열해진 경쟁률이 더욱 명확하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와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다. 주식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기업을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17일 기준 스팩 160곳이 신규상장했고, 그중 72곳이 합병에 성공했다. 상장폐지된 스팩은 34곳이지만, 합병에 성공한 후 상장폐지된 곳은 1곳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코스닥시장의 부진 등으로 스팩도 주춤했다. IBK제6호스팩과 씨엔아이처럼 합병 철회 사례도 나왔다. 올해도 주가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증시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스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공모자금의 90%를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스팩은 합병에 실패해도 만기 도래시 투자자에게 공모가(대부분 2000원)에 해당하는 원금과 예탁금 이자를 돌려주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합병에 성공하면 투자자는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지난달 20일과 30일에 각각 상장된 미래에셋대우스팩3호와 상상인이안제2호스팩은 이달 17일까지 공모가 대비 3%, 2.8% 올랐고 지난달 15일 데뷔한 이베스트이안스팩1호는 6% 상승했다. 3년 내 기업인수 및 합병을 마무리해야 하는 스팩의 특성상 신규 상장하는 스팩이 늘어날수록 일정한 시차를 두고 스팩과 합병상장하는 기업의 수도 늘어난다. 합병상장 이전 기대감을 반영한 긍정적인 주가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 또한 스팩은 실패 위험성을 낮추는 안전한 선택이다.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은 2017년 21곳에서 지난해 11곳으로 줄었지만 올해에는 작년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들어 5곳이 스팩과 합병상장을 통해 증시에 진입했고 네온테크, 지엔원에너지, 소프트캠프, 아이엘사이언스, 나인테크, 애니플러스 등이 합병상장 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물론 스팩 투자가 만능은 아니다. 스팩 상장 후 합병까지 걸리는 기간은 대체적으로 2년 남짓이다. 합병까지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또 합병에 성공해도 오히려 주가가 빠지는 사례도 다반사다. 예선테크는 케이비제10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지난 11일 상장했다. 기대감으로 상장 전주 15.73% 치솟았지만 상장 이후 1주일 동안 5.99% 주가가 빠졌다. 최근 1주일 동안도 5.97% 하락했다.

이호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부장은 “올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스팩의 장점이 투자자, 기업 모두에게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스팩 그 자체로 주가 가치가 급등락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모 단계에서부터 과열되는 일부 양상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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