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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北 신무기 개발에 南 훈련 축소… '안보 구멍'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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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군사합의 1년 평가/ 北 탄도 미사일·초대형 방사포 등/ 잇단 시험발사로 무기 체계 갖춰/ 정부 "합의 위반 아냐" 입장 반복/ 접경지역 군사 긴장 완화는 성과

세계일보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골자로 하는 ‘9·19 군사합의’는 우리 정부가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이룬 가장 중요한 결실로 꼽힌다. 하지만 17일, 합의 1년을 이틀 앞둔 지금의 평가는 엇갈린다. 합의 체결 후 접경 지역에서의 국지적 군사 긴장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성과다. 하지만 그 사이 북한은 지속적인 미사일 도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을 위협했고, 남한 대부분의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발사 체계를 갖출 시간을 벌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면서 안보력이 악화했다는 비판론이 제기된다.

남북은 군사합의에 따라 그간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11곳을 각각 폐쇄했다.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비무장지대 내 도로 개설과 지뢰 제거 작업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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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북녘 땅 9·19 남북 공동선언 1주년을 이틀 앞둔 17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찾은 학생들이 망원경으로 북녘 땅을 바라보고 있다. 파주=이재문 기자


하지만 지난 5월을 시작으로 북한은 올해 모두 10차례의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면서, 남측에 다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간 한·미 연합훈련과 당초 계획돼 있던 신형 무기 도입 때도 우리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평양 정상회담에 앞선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발사체) 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그러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뒤집은 것이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초대형 방사포 KN-25 등을 시험 발사하며, 신형 무기 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KN-23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약 600㎞로 남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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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 같은 군사 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발사체가 합의서에 규정된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하거나 완충수역에 떨어진 것은 아니라서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북한은 군사 합의 당시 약속했던 긴장 완화를 위한 추가적인 대화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유해발굴작업도 남북 공동이 아닌 우리 군의 단독 작업으로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 비핵화 및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추동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며 “다만 군사합의가 완전하게 이행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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