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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9·19합의 1년] 기대감에서 실망으로 바뀐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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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찍고 급하락한 남북관계…비핵화 협상 재개되면 회복될까

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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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평양 시민을 상대로 한 첫 연설과 남북 정상의 백두산 천지 방문 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례없는 평화의 상징이 되며 남북관계 급진전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9·19 평양정상회담 1주년을 맞는 지금, 평화로운 한반도를 꿈꾸게 했던 그 기대감은 화려한 정점을 찍고 급락한 상황이다.

개선된 남북관계를 교두보 삼아 비핵화를 이끄려했던 정부의 노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긴 교착상태에 빠져들자 추진 동력을 잃게됐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여파는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쳤고, 교류 '올스톱'은 물론 사실상 대화가 오고가지 않는 냉각 상태에까지 이르게 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를 실질적인 전쟁위험에서 해소하게 할 경제협력을 구상했다.

남북은 사회문화 분야의 협력을 통해 활발한 교류는 물론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까지 언급하면서 평양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장밋빛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가장 진척을 보이던 경협 사업 중 하나인 남북·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은 지난해 12월 26일 착공식을 마지막으로 멈춰섰다.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협력도 추진되지 못하며 발이 묶인 상태다. 정부는 현재 시설 개보수의 준비를 완료하고 북측의 응답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노이 회담의 결렬 여파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을 기념할 4·27 판문점선언 1주년 행사에도 영향을 미쳤고, 결국 9·19 평양정상회담 1주년까지 냉각된 상태로 이어지게 됐다.

일각에선 우리 측에 대한 북한의 실망감이 남북관계를 냉각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협상에서 제재 완화를 촉구하며 협상의 진전에 따라 남측과의 사업 재개를 이어가는 식의 전략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빅 딜'이라는 일괄 타결 방식을 고수했고,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로 인해 경협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였다.

북한은 이에 '중재자' 혹은 '촉진자'로서 우리 정부의 역할에 한계와 실망감을 느끼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8월 한미 연합연습을 계기로 북한은 정부를 향해 맹비난하며 군사 행보까지 감행하는 등 압박 행보에 나섰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북한의 실망감을 회복하겠다는 방안이지만 이 또한 쉽지 않겠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들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화 요청에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가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시그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대화 재개 국면에서 남북관계 개선 물꼬를 틔우려는 정부의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남북이 지난해 한발 더 내딛는 관계를 맺었지만 한미 연합연습 등(의 상황을 통해) 실망감을 표하는 것을 보며 (남북간) 신뢰가 여전히 부족했다는 생각도 든다"며 "북미관계 개선 상황을 지켜보며 회복 기회를 노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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