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장려에서 인구변화 대응으로 중심 이동…“인구변화는 국가의 존망과 직결”
정부는 그동안의 대책이 출산율 제고에 집중된 측면이 강하고, 이것이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자체평가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고령자 고용연장 등 생산연령인구 확충 ▷교육제도·병력구조 개편 등 절대인구 감소의 충격완화 ▷주택·연금 정책 등 고령인구 증가 대응 ▷재정·노인 복지를 비롯한 복지지출 증가 관리 등 4개 부문에서 20개 과제를 중점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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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는 정부의 출산률 제고 노력을 무색케 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 미만으로 떨어졌고, 고령인구 비중이 지난해 14.0%를 넘어 고령사회가 됐고, 2025년(20.3%)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지난해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층에 진입하는 2020년부터 감소세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2020년대 후반부터 인력부족이 본격화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33년이 되면 현재의 2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노동력 감소로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학령인구 및 병역자원을 줄이는가 하면 소멸지역을 가져오는 등 지역공동화를 심화시키게 된다. 고령인구 증가는 노후소득 부족으로 인한 노인빈곤 문제를 심화시키는 한편, 요양·돌봄 등 고령친화산업의 성장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재정 측면에서는 고령화로 세수기반이 약화되고 복지지출 수요가 증가해 재정수지가 악화된다.
정부는 지난 4월 범정부 인구정책 TF를 출범시키고, 관련 부처 및 연구기관이 참여해 분야별 정책과제를 검토해왔다. 특히 지금까지 출산률 제고에 치우쳤던 인구정책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전환해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과 적응력 강화에 중점을 두기로 하고, 4개 부문의 20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번는 4개 부문 중 생산연령인구 확충 부문으로, 고령자 계속고용 및 재취업 활성화, 외국 우수인력 유치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다른 세 부문의 정책 과제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인구정책TF 발표는 주요 정책 방향만을 담았을 뿐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담겨 있지 않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정년연장 등 기업과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들은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교육·재정·주택 정책 등도 마찬가지다. 결국 정부의 이번 발표는 인구정책 변화를 알리는 신호에 불과하며,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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