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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탈레반, 트럼프의 '협상사망' 선언에도 "대화문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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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협상 대표 BBC와 인터뷰…"협상은 평화를 위한 유일한 방법"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출구전략으로 추진했던 탈레반과 협상 실패를 선언했지만, 탈레반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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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와 인터뷰하는 셰르 모하마드 아바스 스타니크자이(오른쪽) 탈레반 협상 대표.
[BBC 방송 캡처]



탈레반의 최고 대외 협상 책임자인 셰르 모하마드 아바스 스타니크자이는 18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단독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회담 재개를 원한다면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스타니크자이 대표는 협상은 여전히 "아프가니스탄 평화의 유일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평화 회담이 '죽었다'(dead)고 표현, 사실상 협상 중단을 선언한 지난 9일 이후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이달 초 미국과 탈레반은 18년간 이어져 온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 협정에 거의 합의한 상태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 별장에 탈레반의 고위급 지도자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을 함께 초청해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6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탈레반의 공격으로 미군 1명과 11명이 숨지자 미국은 탈레반이 협상 의지가 없다며 평화 협상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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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불서 자폭 테러…미군 등 10명 사망·42명 부상
[AP=연합뉴스]



스타니크자이 대표는 BBC에 탈레반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자료에 따르면 그들은 수천 명의 탈레반 대원을 죽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측이 휴전을 선헌한 것이 아닌 만큼, 미군 병사 한명이 사망했다고 해서 협상 중단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스타니크자이는 "우리 쪽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며 "상대편(미국)도 협상과 관련해 그들의 결정을 재고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 협상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잘메이 칼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국 특사는 아프간에서 5천4백명의 미군 병력을 20주 이내에 철수시키는 것을 포함한 일부 내용을 지난 3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이 다시는 외국 테러의 기지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니크자이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과 아프간에 들어온 외국군 사이의 휴전은 협정 서명후 발효됐을 것이라면서도, 아프간 정부군과의 휴전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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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현재 탈레반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전보다 더 많은 아프간 내 영토를 장악하고 있다.

탈레반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행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의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아프간 정부와 직접 회담도 거부하고 있다.

아프간 국가안보 자문역인 함둘라 모히브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일한 평화 해법은 아프간 정부와 협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만 아프간 전역에서 테러 등으로 하루 평균 7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17일에도 가니 대통령의 대선 유세장 인근 등에서 2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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