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발병 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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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진됐다.
정부는 위기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발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ASF는 폐사율 최대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이다. 베트남, 중국 등의 농가를 휩쓴 뒤 북한에서도 발생했고 이날 국내에서도 발병한 것이다.
방역에 비상이 걸린 정부는 발병 농장의 돼지를 전부 살처분하고 이틀간 전국에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기도는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450마리와 농장주 아들이 운영하는 파평면 농장 돼지 1400마리, 아내가 키우는 법원읍 농장 돼지 850마리 등 총 4700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발병 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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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이란 죽이는 것이다. 멀쩡히 살아있는 수많은 생명체를 한꺼번에 죽여야 한다. 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경기 파주시 농장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은 17일 살처분 작업을 했다. 이들은 축사에 있는 돼지들을 한 군데로 몰았다.
한 곳으로 몬 돼지들 위로 덮개를 씌우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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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한군데 모은 이들 돼지 위에 덮개를 씌웠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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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죽이는 방법은 땅에 묻는 것이다. 방역 상 멀리 가지도 못한다. 농장 한 귀퉁이에 땅을 파고 묻어야 한다. 이날 돼지들을 묻기 위해 포크레인 두 대가 동원돼 땅을 팠다.
중장비가 동원돼 살처분되고 있는 돼지.[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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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을 실행하는 것은 지방공무원들의 몫이다. 이들은 작업 후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한다. 2014년 조류인플루엔자가 창궐했을 때 닭 살처분에 투입됐던 공무원들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환청이 들리고 악몽을 꾼다"고 말했다. 구제역 당시 살처분 현장에도 공무원들이 투입됐다.
돼지를 몰고 가다 보면 말 안 듣는 돼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작업의 성질상 그런 돼지들은 중장비로 다루어야 한다. 현장의 참상은 말할 수 없고, 작업 공무원들은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다. 그들은 학살을 실행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해 정신적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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