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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환구시보, “7일 간 10만 중국인이 캄보디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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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밀집지역 시아누크항구 중심으로

불법 도박장 등 개설돼 강력 범죄 잇따르자

캄보디아가 대대적 단속 및 송환 작업 벌여

중국인이 캄보디아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8일 “7일 동안 10만 중국인이 캄보디아에서 철수했다고? 어떻게 된 일인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최근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인 ‘대탈출’ 현상의 내막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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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빠져나오는 중국인으로 캄보디아 공항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환구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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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는 9월 들어 중국 온라인상에서 “7일 사이 8만 8000명의 중국인이 캄보디아를 떠났다” “캄보디아 당국의 예상에 따르면 9월에만 캄보디아 내 중국인이 20만 명 감소할 것이다”와 같은 글이 떠돌고 있다며 이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찰떡 우방’인 캄보디아에서 중국인이 대거 철수하기 시작한 건 지난달 8월 18일 캄보디아의 훈 센 총리가 온라인 도박 등 불법 도박 금지령을 내리고 대대적인 단속 작전에 돌입하면서다.

단속은 캄보디아 내 중국인 밀집 거주 도시인 시아누크항구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캄보디아 내엔 화교(華僑)와 화인(華人)을 다 합치면 100만 명 정도 되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시아누크항구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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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제2 도시인 시아누크항구는 중국인 밀집 거주 지역으로 중국어 간판을 단 상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환구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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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진출한 중국인은 처음엔 시아누크항구의 면세 특혜를 이용해 의류와 생활용품 제조공장에 많은 투자를 했다. 중국과 캄보디아의 경제특구도 이곳에 만들어져 100여 중국 기업이 진출했고 특구 투자의 90% 정도를 중국인이 담당했다.

한데 이곳이몇 해 전부터 중국인에 의한 지하 불법 도박장과 온라인 도박 개설, 인터넷 전화사기 등과 같은 불법 사업 중심지로 변했다. 시아누크항구엔 캄보디아 내 카지노 163개 가운데 91개가 몰려있기도 하다.

또 캄보디아 제2의 관광도시로 캄보디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이곳을 방문한다. 그러다 보니 중국 관광객 등을 노린 불법 도박장이 개설됐고 이와 관련된 요식업과 숙박업이 함께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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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중국인 밀집 거주 지역인 시아누크항구에 불법 도박장 등이 개설되며 중국의 조폭도 활개를 치고 있다. [환구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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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방의 한 달 월세가 300달러 정도로 중국 내 방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와 맞먹을 정도가 됐고 패스트푸드의 경우엔 캄보디아에선 가장 비싼 20위안(약 3400원) 수준이 됐다.

문제는 음성적인 돈이 돌며 각종 탈법 현상이 난무해 심지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강력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현지 캄보디아 주민들의 불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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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훈 센 총리는 중국인의 불법 활동이 많아지며 캄보디아 주민들의 반감이 거세지자 대대적인 중국인 단속에 들어갔다. [환구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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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훈 센 총리는 지난달 중순부터 프놈펜과 시아누크항구를 중심으로 중국인 범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작업에 들어갔다. 붙잡은 이들을 계속 중국으로 송환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캄보디아 공항이 최근 중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환구시보는 현지 조사를 통해 중국으로 철수한 대륙인 숫자는 수천 명 정도로 “일주일 사이 8만 8000명의 중국인이 캄보디아에서 대탈출”과 같은 인터넷 소식엔 상당히 거품이 끼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캄보디아 당국에 따르면 시아누크항구에서만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약 2주 동안에 4500여 명의 중국인이 출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캄보디아 경찰은 9월 9일과 10일 이틀 사이에만 인터넷 전화사기에 가담한 중국인 250명을 붙잡았다.

2019년은 중국과 캄보디아 간 ‘문화관광의 해’다. 그런 의미 있는 해에 벌어지는 중국인의 캄보디아 대탈주 운운 소식이 행여 양국 관계를 해칠까 환구시보는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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