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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핀테크 유니콘 '토스', 금융위원장 앞 "정성적 요소로 결국 금융업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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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핀테크 스케일업' 행사 참석해 어려움 토로

은성수 위원장 참석 자리 "정해지지 않은 규정에.."

이데일리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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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증권업 진출과 인터넷 전문은행 추진 등을 이어오던 국내 대표적인 핀테크 서비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사실상 기존 금융권 진입 작업 중단을 시사했다.

18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행사에서 국내 매체들과 만나 이에 관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언 기회를 얻어 “금융위원회와 얘기할 때는 진심 어린 조언과 도움을 받는다고 느끼는데 실제로 감독 기관들과 얘기하다 보면 진행되는 게 없다”며 “정해진 요건을 못 지켜서 문제가 되는 거라면 당연히 보완하겠지만, 정해지지 않은 규정과 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에 사실상 굉장히 대응이 어렵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증권업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 당국이 ‘정성적인 요소’에 대한 요구를 추가로 해왔고,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적 요소는 구체적 수치화가 이뤄지는 영역이 아닌, 주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는 요소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금융사업 진출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금융 당국이 사실상 (비바리퍼블리카가)지키기 어려운 정성적 요소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명시되지 않은 기준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외 주요 벤처투자자(VC)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는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고, 은행·증권·보함·카드 등 국내 주요 금융사와 제휴·협업한 모바일 핀테크 플랫폼으로 성장해왔다. 이 대표가 지난해 정보통신의 날 기념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기세를 몰아 지난 5월에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모집에 도전했다. 그러나 일부 요소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탈락했고, 이후 인터넷 전문은행과 증권업 진출을 각각 진행해왔으나 둘 다 장벽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져왔다. 특히 증권업 진출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며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채용을 진행했으나 좌절되면서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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