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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구글, 국내서 연간 1200억 법인세 회피…공정경쟁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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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국민대 교수, 재무제표 통한 추정·분석

"국내서 특급 개발자 1200명 추가 고용 가능액"

국내 매출, 싱가포르서 집계…알파벳으로 귀속

이데일리

이태희 국민대 교수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구글의 법인세 회피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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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구글이 미국 외 시장에서 4.5% 수준의 낮은 실질 법인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만 최대 12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태희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18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내 플랫폼 시장의 공정 경쟁환경 조성 방안’ 세미나에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해외 계열사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17년 알파벳에 대한 평균 유효법인세율은 17.2%로 추산됐다. 미국과 미국 외 지역으로 분류해보면 미국의 경우 당시 명목 법인세율은 35%, 해외 부분 평균은 14.2%였다. 더욱이 해외 부분의 명목세율은 11.6%까지 낮아지고 여기에 세액감면 등을 적용되며 실질 유효세율은 4.5%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역산해 구글이 국내에서 회피한 법인세 규모를 추산하면 1068억~1891억원 수준이었다. 좀 더 구체적 추정을 위해 매출원가와 R&D 비용 등을 적용할 경우 법인세 추정액은 1261억원 규모였다. 국내에서 연간 1200억원대 법인세를 내는 곳은 50대 기업 수준이다.

이 교수는 “2017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특급 SW 기술자 1292명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고, 미국에서도 고급 기술자 889명을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이라며 “경쟁상 함의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AI) 기업 중 기업공개에 가기 전 기업이나, 연간 매출이 100만~1000만 달러의 기업을 매년 1개씩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엔 구글과 경쟁하는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이 존재한다. 구글이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회피하는 것이 시장 경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가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를 구글은 내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과연 공정한 경쟁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구글의 국내 매출을 4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던 이 교수는 구글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매출 중 구글코리아를 통해 집계하는 것은 1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그 대신 싱가포르에 위치한 구글 아시아퍼시픽(이하 구글 싱가포르)이 국내 광고주 등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법인세율은 17%로 우리나라의 22%보다 낮다. 더욱이 싱가포르의 경우 기업들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이 많다. 이 교수는 “2017년의 경우 구글 싱가포르에 책정된 법인세 중 98.3%가 세액감면을 받았다”며 “실질 법인세율은 1%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글이 아시아 국가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구글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구글 네덜란드와 구글 아일랜드를 거쳐 모회사인 알파벳으로 흘러 들어간다. 여기서 핵심은 라이선스에 대한 로얄티다. 구글 싱가포르의 경우 원가율이 96.8%, 영업이익률이 3.2%에 그치지만, 구글 네덜란드는 원가율 0.3%, 영업이익률이 99.7% 달한다.

이와 관련해 UN보고서는 “구글 싱가포르의 이익이 로얄티 형태로 구글 네덜란드를 거쳐 구글 아일랜드로 귀속된다. 구글 네덜란드는 국가 간 이중과세방지협약으로 부가세 원천징수를 피하기 위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익이 최종적으로 귀속되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017년 영업원가율은 76.4%였다. 이 교수는 “네이버의 2017년 영업원가율과 거의 비슷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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