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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윤곽 드러나는 신정뉴타운…목동 학원가 옆 새 아파트村 ‘웃돈 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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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에서 마지막 남은 사업지인 ‘신정4구역’이 최근 조합 설립을 마쳤다. 사진은 신정2-1구역을 개발한 ‘래미안목동아델리체’ 공사 현장. <사진 :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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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늬만 목동’이라고 무시당하기 일쑤던 동네였어요. 이제는 웃돈만 2억~3억원 붙고 매물도 희소한 ‘귀하신 몸’이 됐죠.” (신월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서울 양천구 신정재정비촉진구역(이하 신정뉴타운)에서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던 신정4구역이 조합 설립을 마치면서 정비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그간 목동권역이지만 행정동과 학군이 달라 ‘무늬만 목동’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신정뉴타운이 재평가받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양천구는 최근 신정4구역 조합 설립을 인가했다. 신정4구역은 8만1129㎡ 부지에 최고 18층 높이의 아파트 183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임대주택은 13가구다. 용적률은 최대 250%를 적용받는다.

신정뉴타운 내 유일한 재건축 사업이자 사업 진행이 가장 뒤처진 구역이 마침내 조합 설립을 마치고 사업 본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다른 구역에 비해 뒤늦게 정비사업에 나섰지만 주민 호응이 높았던 덕에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설립한 지 1년여 만에 조합설립인가가 났을 정도로 사업 속도는 빠른 편이다. 조합 설립 당시 주민 동의율은 90.36%에 달했다.

아파트만 1800여가구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는 사업이라 벌써부터 대형 건설사들도 시공권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은 조합 설립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며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신정4구역 조합 관계자는 “1군 건설사 대부분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비사업 조합 설립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 승계가 어렵다 보니 잔금 납부를 서두르려는 손님이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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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5호선 이용 가능한 입지

신정뉴타운 완료 후엔 1만여가구 입주

목동 학원가·편의시설 인프라 사용 가능

신정4구역을 제외한 신정뉴타운 나머지 구역은 대부분 입주를 마치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빨랐던 신정1-2구역은 2012년 ‘신정뉴타운두산위브’(357가구)로 재탄생해 가장 먼저 입주를 마쳤다. 이어 2014년에는 신정1-4구역을 새로 지은 ‘신정뉴타운롯데캐슬’(930가구)이 입주했다.

분양을 마친 신정1-1구역(신정뉴타운아이파크위브)과 신정2-1구역(래미안목동아델리체) 등은 각각 내년 3월, 2021년 1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호반건설이 시공을 맡은 신정2-2구역은 이르면 연내 분양 예정이다.

래미안목동아델리체로 탈바꿈하는 신정2-1구역에는 지하 3층~지상 27층 아파트 23개 동 149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선다. 지난해 6월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를 마무리한 뒤 바로 일반분양에 나섰다. 신정2-1구역은 2010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놓고도 뉴타운 출구정책으로 한때 사업이 좌초되다시피 했던 곳이다. 하지만 조합 설립과 사업 추진을 원하는 조합원들이 모여 사업 재개 노력을 쏟으면서 재개발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6월 최초 분양 당시 청약접수 결과 399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1만190개가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25.54 대 1로 1순위에서 마감했다.

신정뉴타운은 양천구 신정동과 신월동 일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지난 2011년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된 후 7개 구역으로 나눠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일대는 1만가구 넘는 새 아파트촌(村)으로 탈바꿈한다.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전까지는 신정뉴타운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2014년에는 신정뉴타운롯데캐슬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조합원들이 앞다퉈 새 아파트를 급매물로 내놓으면서 신정뉴타운롯데캐슬 시세가 분양가 대비 1억원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 지난 몇 년간 목동신시가지와 가까운 입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신정뉴타운은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에 근접한 구역이 많고 지하철 5호선 신정역도 이용 가능하다. 여기에 남부순환로, 경인고속도로, 서부간선도로 등의 도로망 접근성도 좋아 영등포,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 외곽 지역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남명초·신남초·신남중·신서중 등이 인근에 있으며 목동 학원가와 가까워 우수한 교육 여건을 누릴 수 있다. 학군뿐 아니라 목동 로데오거리, 이마트, 홈플러스, 행복한백화점,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등 목동에 조성된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입지다. 아직 논의 단계지만 목동경전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 개발 계획이 거론되고 있어서 미래 가치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신정뉴타운은 엄밀히 말해 목동 생활권과 거리가 멀지만 목동(목동신시가지) 내 새 아파트가 유독 적은 덕에 주목받은 경우다. 대치·중계동과 함께 서울 3대 학군을 품고 있어 학부모 사이에서 목동 인기가 끊이지 않기에 신정뉴타운이 덩달아 주목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정뉴타운 장점이 부각되고 부동산 시장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일대 거래 시장도 활발해졌다. 2020년 3월 입주 예정인 신정뉴타운아이파크위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만 해도 월평균 6건만 매매거래될 정도로 거래 가뭄에 시달렸지만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 단지 분양권은 지난 5월에만 19건, 6월에는 16건이 사고팔렸다. 7, 8월에는 실거래 신고만 각각 32, 5건이다. 여름 비수기인 데다 아직 실거래 신고 기한(현행 60일)이 끝나지 않은 점을 고려해도 매매거래가 부쩍 늘었다.

신정동 래미안목동아델리체에서는 지난 7월 실거래가격이 10억원을 회복한 아파트가 나왔다. 이 단지 전용 84㎡가 지난 7월 10일 10억원(17층)에 주인이 바뀌었고 이후에도 같은 평형 매물이 9억9110만원(7월 16일, 10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는 올 1분기 두 차례에 걸쳐 10억원에 거래됐다 이후 2분기 8억9000만~9억원까지도 시세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거래가 되살아나더니 전고점을 거뜬히 회복했다.

이들 아파트는 서울에서 분양권 상태로 거래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단지라 주목받았다. 정부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 한정했던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를 2017년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후 서울에서 준공 전 분양권 상태로 거래 가능한 아파트가 확 줄어 희소가치가 높아진 상태다.

신월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정뉴타운아이파크위브 전용 84㎡는 올초까지만 해도 6억원 후반에서 7억원 중반 정도에 팔렸는데 지난 8월 들어 8억3680만원으로 시세가 확 뛰었다”고 전했다. 최초 분양가는 평균 5억8114만원이었다.

신정뉴타운이 신(新)목동으로 떠오른다고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대 비행 소음이 적지 않고 ‘신정네거리역’이 지하철 2호선 순환 노선에 포함되지 않는 등의 제약이 많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기도 한다. 최근 수년 새 매매가가 급등했다는 점도 매수 수요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점이다. 앞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오른 데다 매물이 부족해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라면서 “여유 자금이 부족한 수요자는 급매물을 기다리거나 한참 뒤 마지막 구역인 신정4구역 신규 청약을 노려봄직하다”고 말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5호 (2019.09.18~2019.09.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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