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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규정에도 없는 조건 요구"…토스, 제3인뱅 포기 시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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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콕 찝어 "얘기 진행되질 않아" 비판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 놓고 이견 커진 듯

금감원 불편한 기색 역력…원칙대로 대응

이데일리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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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순원 이재운 기자] 국내 대표적인 핀테크(금융+IT)업체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증권업은 물론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까지 접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금융감독원이 규정에도 없는 규제를 내세워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행사에서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인재를 채용했다 현재 자산을 매각하고 채용도 멈추는 등 (진출)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핀테크 업체와 첫만남을 가진 은성수 위원장이 듣는 자리에서 금감원 심사의 부당성을 작심비판한 것이다.

토스는 5월 금융위에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했고, 현재 금감원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바리퍼블리카 자본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이뤄져 자본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서다. 상환우선주는 주식이지만 성격상 갚아야 할 부채에 가깝다. 토스가 인터넷은행 도전에서 탈락한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반면 토스는 RCPS도 자본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환우선주 발행은 비상장 스타트업의 보편적인 자본조달 방식이고 투자자들도 장기투자를 약속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정해진 요건을 못 지켜서 문제가 되는 거라면 당연히 보완하겠지만, 정해지지 않은 규정과 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에 사실상 굉장히 대응이 어렵다”고 했다. 금감원이 자의적 잣대로 심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또 “증권업 진출을 막은 이슈가 인터넷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이 분야 진출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토스가 다음 달 예정된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 측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이승건 대표가 “금융위원회와 얘기할 때는 진심 어린 조언과 도움을 받는다고 느끼는데 실제로 감독 기관들과 얘기하다 보면 진행되는 게 없다”라며 금감원을 비판한 사실이 알려지자 “기본적인 예의에서 벗어난 발언”이라는 격한 반응도 나왔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혁신기업이라고 해도 금융회사로서 안정성 같은 자격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토스가 인가를 신청하면 원칙과 규정대로 심사하는 게 우리 몫”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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