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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아프간 대선 유세장·美 대사관 인근 자폭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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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포함 48명 사망·80명 부상 / 가니 대통령 현장 있었지만 무사 / 탈레반, 배후 자처… 평화 정착 요원

오는 28일 예정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를 방해하려는 탈레반의 자살폭탄 테러로 17일(현지시간) 민간인 등 48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부상했다.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정이 중단된 가운데 아프간 평화 정착은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대선 유세장 인근에서 폭탄이 터져 26명 이상 숨지고 42명 이상이 다쳤다. 오토바이를 탄 테러범은 북부 파르완주 주도인 차리카르 유세장으로 향하는 첫 번째 검문소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가니 대통령은 유세장에 있었지만 다치지 않았다. 사상자에는 여성과 어린이 등도 포함됐으며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일보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미국대사관 인근 자살폭탄 테러 현장 주변에서 보안군이 한 남성을 검문하며 몸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수도 카불에 위치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도 폭탄이 터져 22명 이상 숨지고 38명 이상 다쳤다.

무장반군조직 탈레반은 두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가니 대통령의 경호원과 치안병력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현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현 정부가 진행하는 대통령 선거를 보이콧하라고 국민을 상대로 경고해왔다. 테러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유세에 참석하지 말 것을 경고해왔고, 민간인이 희생된다면 그건 스스로 위험한 길을 간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 공격은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정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서 중단된 뒤 처음 발생한 테러다.

탈레반은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6일 미군에 테러를 감행했고, 이는 협상력을 올리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예 협상 중단 선언으로 응수했다. 협상이 중단된 뒤 탈레반은 공격 수위를 더 높이겠다는 전략을 이번 테러를 통해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탈레반 측 협상대표인 셰르 모하마드 아바스 스타니크자이는 테러 다음 날인 1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문은 열려있다”며 협상 재개를 바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중동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아프간에서 테러가 256번 발생해 3932명이 사망하고 6162명이 부상당했다. 2016년 1월 이래 테러 공격이 없었던 달은 2016년 12월이 유일하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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