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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박용만 “경제,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기업들 앞길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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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상의회장 회의서 쓴소리 / “악재 종합세트처럼 쏟아지는데 / 경제현안에 대한 논의 실종상태” / ‘조국 장관 논란’에 국회마비 비판

“경제가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이 되면 기업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가고 국민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앞길이 캄캄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대내외 어려운 요인이 종합세트처럼 다가오는데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는 거의 실종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으로 국회가 마비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세계일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2019 전국상공회의소 회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연합뉴스


이날 회의는 박 회장과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등 회장단 50여명이 참석했으며 오거돈 부산광역시장도 참석해 상공인들을 격려했다.

박 회장은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에 대해 다른 시각을 내놨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초반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성장률 자체는 빨간불이라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내용면에서 보면 민간 기여율이 30%, 정부 기여율이 70%로 결국은 (정부)재정으로 충당한 성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재정의 역할이 있어서 성장률은 어느 정도 버텨줬으니 정책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기여율이 낮으면 지속가능성에 조금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재정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고용에 대해서도 “모처럼 45만명 취업자 수 증가폭이 나와서 반가웠으나, 이 역시도 60세 이상이 거의 90%에 가깝다”며 “제조업이나 금융업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가운데 (일자리가) 개선되는 추세가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지”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에 대해 “개별 기업 이슈를 제가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도 “삼성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가지는 상징성과 중량감을 다 감안하고 바라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유출을 둘러싼 분쟁에 대해 중재 의사를 묻는 말에도 “개별 기업 간 분쟁에 제가 코멘트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다만 원만하게 해결이 빨리 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초청돼 연단에 오른 오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경제 현장에서는 기업들이 어렵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지만 경제지표는 거짓말을 안 한다”며 최근 경제지표를 두고 박 회장과 엇갈린 평가를 해 어색한 상황이 빚어졌다. 오 시장은 늦게 도착해 박 회장의 직전 발언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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