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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징벌적’ 환매수수료에… DLF 투자자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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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수익 3.5%, 환매비용 5%

英국채금리 반등에도 ‘주저주저’

은행측 “정보만 제공, 권유 못해”

우리銀 상품 -60.1% 손실 확정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이승환·박준규 기자]독일 국채금리에 연동된 우리은행 DLF(파생결합펀드)의 손실이 확정되면서 아직 만기가 남은 하나은행의 미국영국 CMS(이자율스와프) 금리 연계 상품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오는데, 최근 영국 국채 금리가 급반등하면서 손실과 원금회복의 애매한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5%에 달하는 중도환매 수수료 때문에 원금회복 구간에서도 환매하면 무조건 손실이 나는 구조다.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9(현지시각) 0.643%를 기록했다. 7월 이후 0.4%대를 유지하던 금리가 이달 들어 0.7%까지 올라섰지만 최근 다시 하향세다.

하나은행에서 판매된 DLF 배리어(barrier)는 약 60%다. 만기 때 기초자산의 금리가 가입 시 금리의 60%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3.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60% 아래로 떨어지면 떨어진 만큼 손실을 본다. 영국 국채금리가 1% 초반을 유지하던 작년 말과 올해 초 집중적으로 판매된 만큼 고객 대부분의 원금 손익 기준점이 영국 국채금리 0.6%대다.

이날 금리 수준을 적용하면 하나은행에서 판매된 DLF의 예상손실률은 40% 중반대로 집계되고 있다. 원금회복 비중은 30%, 약 9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중도환매를 결정한 고객은 많지 않지만 최근 들어 중도환매수수료 등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채 금리가 반등한다면 원금회복과 함께 수익도 가능하지만, 다시 하락한다면 절호의 환매 기회를 놓치는 셈이 된다. 투자금의 5%인 중도환매 수수료도 변수다. 원금이 회복돼 수익이 나도 최대 수익률이 3.5%에 불과해 중도환매하면 무조건 손실이 된다. 손실 구간에서 환매하면 중도환매 수수료만큼 손실이 늘어가게 된다. 이 때문에 애초에 중도환매를 막기 위해 무조건 손실이 날 수 밖에 없는 수수료율을 적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 판매상품도 중도환매수수료율을 무려 7%에 달한다.

하나은행 측은 고객들에게 유럽 금리 동향에 대해 실시간으로 안내를 해주고 있지만 중도환매를 먼저 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중 무역갈등, 노딜(no deal) 브렉시트 등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전망이 쉽지 않아서다. 시장 현황 등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고 중도환매여부 결정은 전적으로 투자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품 가입시점 차이로 고객마다 원금 손실 기준이 되는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원금이 회복되는 금리 수준을 일률적으로 특정하지 못한다"며 "다만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0.6%로 올라선 이후 원금이 회복된 고객이 일부 발생했고, 대부분의 고객이 원금 회복되는 금리 수준은 약 0.95%인 것으로 추정 중"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위례신도시 내 우리은행 지점에서 DLF 투자자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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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처음 만기가 도래한 독일 국채 10년물 DLF의 최종 수익률은 마이너스(-) 60.1%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이번 DLF에 투자한 고객 30 여명은 이날 오전 위례신도시 내 우리은행 지점에서 기습시위를 벌었다. 이들은 "은행 PB직원이 충분한 위험설명 등을 하지 않고 서명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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