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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주 52시간제’ 3개월 남았는데···中企 10곳 중 4곳 “준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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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실태조사 결과···주 52시간 초과 노동자 있는 곳은 17%

노동부. 탄력근로제 활성화 위해 법 개정 노력···국회서 논의 멈춰

서울경제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 10곳 중 4곳은 아직 준비를 마치지 못한 상태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주 52시간제 시행 대상인 50∼299인 사업장의 노동시간 실태조사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주 52시간제 시행에 문제가 없다고 답한 사업장은 61.0%에 그쳤다. 이어 ‘아직 준비 중(31.8%)’·‘준비를 못하고 있다(7.2%)’ 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사업장이 39.0%에 달한 것이다. 실태조사는 지난 6월 전체 50∼299인 사업장 약 2만 7,000곳 가운데 표본 1,0003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2∼3월 1차 실태조사에서 주 52시간제 시행을 준비 중이거나 준비를 못 한 사업장이 43.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개월 동안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셈이다.

이들 사업장은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 중인 300인 이상 사업장과는 달리 인력 충원 등의 여력이 작아 노동시간 단축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5월 기준으로 이들 사업장에서 주 노동시간이 52시간을 넘는 노동자가 있는 곳은 17.3%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주 52시간 초과 노동자가 있는 사업장으로 제조업(33.4%)이 가장 많았다. 이어 숙박음식업(24.9%), 수도·하수·폐기물 처리업(16.2%), 정보통신업(16.2%) 순이었다. 주 52시간 초과 노동자가 있는 사업장에서 상시 노동자 가운데 주 52시간 초과자의 비율은 평균 18.9%였고 이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평균 59.5시간이었다. 주 52시간 초과자가 발생한 이유로는 ‘불규칙적 업무량 변동으로 추가 인력 채용이 곤란하다’는 응답(57.7%)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의 전문성 등으로 인력 채용이 쉽지 않다(40.8%)’, ‘비용 부담으로 신규 채용이 어렵다(30.9%)’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 질문에는 중복 응답이 허용됐다.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한 대책으로는 탄력근로제를 포함한 유연근로제 도입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39.9%)이 가장 많았다. 준비 기간을 더 줘야 한다는 응답도 16.4%를 기록했다.

이번 실태조사 대상 사업장 가운데 탄력근로제를 활용 중인 곳은 17.3%였고 선택근로제(8.9%)가 뒤를 이었다. 선택근로제는 노동자가 출·퇴근 시각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제도로 일정 기간 노동시간을 평균해 1주 노동시간이 52시간을 넘지만 않으면 된다. 조사 대상 사업장이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해 정부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는 인건비(59.4%)가 가장 많았다. 이어 생산설비 확충·개선 비용(13.7%), 채용 지원 서비스(13.1%), 상담 지원(9.6%) 순이었다.

노동부는 신속히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탄력근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 합의를 토대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막힌 상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주 52시간제 시행을 유예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노동부는 선을 그었다. 권기섭 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주 52시간제 시행 유예는 법 개정이 필요해 정부가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뒤로 미루는 것밖에 안 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처벌을 유예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입법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이번 정기국회 입법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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