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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 확인]DNA, 5·7·9차 사건과 일치 “99.9% 진범”…혈액형은 ‘불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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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수법·시신 유기도 유사

혈액형, 알려진 것과 달리 ‘O’

이씨, 1차 조사서 혐의 부인

경, 남은 사건들 증거물 분석

용의자와 연관성 찾기 주력



경향신문

반기수 화성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19일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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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수법·시신 유기도 유사

혈액형, 알려진 것과 달리 ‘O’

화성서 태어나 오랜 기간 거주

이씨, 1차 조사서 혐의 부인

경, 남은 사건들 증거물 분석

용의자와 연관성 찾기 주력


국내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모씨(56)가 DNA 분석기법을 통해 당시 10차례 사건 가운데 3건의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브리핑을 열고 용의자 이씨 DNA가 10차례 화성 사건 중 5차(1987년 1월10일)·7차(1988년 9월7일)·9차(1990년 11월15일) 3건의 사건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9차 사건에서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이씨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기남부청은 미제사건수사팀과 광역수사대, 피해자 보호팀, 진술 분석팀 등 57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렸다.

이씨는 1994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처제 이모씨(당시 20세)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여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이씨는 화성사건 발생 장소 일대에서 오랜 기간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 본적은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재 화성시 진안동)이다. 이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1993년 4월 청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계속 살았다.

경향신문

이씨의 DNA가 검출된 3건은 범행 수법과 시신 유기 장소 등에서 유사점을 보인다. 5차 사건 피해자 홍모양(당시 18세)은 블라우스로 손이 묶이고 양말로 재갈이 물린 상태로 논바닥에서 발견됐다. 7차 사건 피해자 안모씨(당시 52세)도 농수로에서 블라우스로 양손이 결박됐고, 양말과 손수건으로 재갈이 물린 상태에서 특정부위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 9차 사건 피해자 김모양(당시 13세)도 스타킹으로 결박된 상태였다.

그러나 또 하나의 결정적 단서 중 하나인 혈액형에서는 불일치를 보인다. 경찰이 지금까지 밝힌 화성 연쇄살인사건 5·9차 사건의 용의자 혈액형은 ‘B형’이다. 하지만 이씨의 혈액형은 ‘O’형으로 확인됐다. 1994년 9월16일 무기징역이 선고된 이씨에 대한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수사 기관은 그의 혈액형을 O형으로 특정했다. 이 때문에 그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동일 인물인지 여부를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혈액형이 ‘B’형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만 어떤 경위로 확인됐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며 “당시 조사 결과가 잘못됐을 가능성도 면밀히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이뤄진 경찰의 1차 조사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DNA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 이씨를 조사했지만 이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별다른 답변을 얻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가 진범이라는 것을 입증할 단서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씨의 자백을 받아내는 게 1차 목표인 것은 맞다”며 “여러 범죄 사실이 있어 앞으로 계속해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씨의 DNA와 일치하는 3건과 모방범죄로 밝혀진 8차 살인사건을 제외하면 범인을 특정할 수 없는 사건은 6건이 남는다. 경찰은 나머지 6건 사건의 증거물 분석을 통해 이씨와의 연관성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사건에서 DNA 외에 다른 단서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씨 자백을 받아내는 게 현재 단계에서는 가장 큰 열쇠로 꼽힌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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