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밀착카메라] 주정차 금지 도로에 택시…전용 승차장은 '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주정차가 금지된 곳에 택시들이 죽 늘어선 모습, 하루에도 몇 번씩 볼 수 있죠. 승객 입장에서는 바로 탈 수 있어 편하기도 하지만, 다른 운전자에게는 교통에 방해가 됩니다. 이런 문제를 풀어보자고 택시 승차장을 만들었는데 밀착카메라가 돌아보니 대부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버스 정류장 앞에 서 있는 불법 주정차 단속 차량.

버스전용차로에 주정차한 차량을 아직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단속하는 차량이 사라지자 갑자기 어디선가 택시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줄지어 늘어서더니 바닥의 '버스' 글자를 덮어버립니다.

날이 저물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경기도 성남시 모란역입니다.

제 뒤로 택시가 길게 늘어선 택시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택시 승차장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버스 정류장입니다.

버스 전용차로를 여러대의 택시들이 막고 불법 주정차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정작 시민들을 태워야하는 버스는 갈 곳을 잃었버렸습니다.

버스는 결국 다른 차선에 멈추어 섭니다.

승객들은 도로 한복판에서 버스에 탑니다.

정류장은 사람과 차가 뒤섞여 혼란스럽습니다.

붉은색 바닥인 '레드존'은 불법주정차 금지구역이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택시기사 : 암묵적으로 여기 쭉 서는 늘 항상 서는 자리였거든요. (카메라도 있는데 단속 안 걸리세요?) 글쎄요. 늘 하던 거라 잘 모르겠는데요.]

서울 시내 곳곳에서도 불법 주정차 중인 택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양천구의 한 병원 앞은 입구부터 택시가 늘어서 있습니다.

우회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주정차 단속 장비가 있지만 기사들은 이를 교묘히 피해갑니다.

[택시기사 : 조금씩 조금씩 여기 들어와서 괜찮으니까. 이렇게 하는 거죠.]

바로 옆에 택시를 세울 수 있는 곳이 있지만 택시 대신 택배 차량이 서있습니다.

택시가 승객을 기다릴 수 있는 택시 승차장이 따로 마련돼 있지만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쇼핑몰이 몰려있어서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은 곳입니다.

쇼핑몰에서 나오는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여러 대의 택시가 줄을 서 있는데요, 사실은 7대 넘어서 부터는 불법주정차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시에서 만든 이 택시 승차장 지도에는 400m 거리에 택시 승차장이 하나 있다고 하는데 그곳 상황은 어떨지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승차장은 텅 비었습니다.

쇼핑몰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택시 승차장입니다.

그런데 정작 기다리는 택시나 타려는 승객들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이런 시설물만 설치돼 있어서 쇼핑몰 앞과는 상당히 다른 상황입니다.

[한인석/서울 목동 : 내가 택시 필요하다 느끼면 그 주변에 버스정류장이라든지 차 많이 다닐 법한 곳, 그런 데 찾아보고 택시정류장은 많이 이용 안 하는 거 같아요.]

승차장에서 택시가 잡히기는 할까.

시간을 재고 택시를 기다려봤습니다.

10분이 지나도 택시가 오지 않습니다.

불법 주정차하고 있는 택시에게 손을 흔들어봤지만 다가오지 않습니다.

간신히 한 대를 잡았습니다.

지금 막 택시가 잡혔습니다.

15분 기다려서 택시를 잡았습니다.

기사들도 할 말은 있다고 합니다.

[택시기사 : 거기 사람이 있어요? 없지 사람이. 거기다가 만들어 놓는 사람들이 어딨어. 공무원들하고 책상 공무원들하고 우리하고는 안 맞아요.]

서울시 안에는 300개 넘는 택시 승차장이 있습니다.

택시를 쉽게 부를 수 있는 앱도 활성화 돼 승객도 굳이 기다릴 필요가 적어지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스마트폰 이용해서 택시 이용하다 보니까 택시 아무 데서나 이용하잖아요. 아무래도 승차대를 이용하는 건수가 줄어들다 보니까 조금씩 철거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도로 곳곳이 택시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지만 이런 택시 승차장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없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금 도로 위에서는 시민들 택시, 그리고 대중교통이 뒤섞여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박은채)

연지환 기자 , 홍승재, 김정은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