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5099787 0022019092055099787 02 0201001 6.0.14-RELEASE 2 중앙일보 53204111 related

윤석열 총력전…신라젠 잡던 ‘여의도 저승사자’ 불렀다

글자크기

남부지검 합수단 한문혁 검사

조국 사모펀드 수사팀에 합류

수사팀 검사만 수십 명 역대급

법조계 “조국 직접수사 포석”

신라젠, 부산대 의전원 교수 창업

이언주 SNS에 “문재인 수혜주”

중앙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19일 점심을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금융·증권범죄 전문수사팀인 서울남부지검 합수단의 한문혁 검사 등을 조국 장관 관련 수사팀에 파견했다. 한 검사는 최근까지 신라젠 주식거래 의혹사건을 수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검찰의 칼날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향하고 있다.

그간 조 장관 관련 의혹 사건의 정점엔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있었다. 하지만 조 장관 측의 사모펀드 직접투자 의혹 및 주요 피의자에 대한 증거인멸 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조 장관에 대한 직접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서울중앙지검은 조 장관 관련 수사팀을 대규모로 확대 편성하며 수사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 장관 주변을 향해 ‘총력전’을 펼치는 형국이다.

검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남부지검 합수단 소속 한문혁(39·사법연수원 36기)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합류했다. 합수단 소속 직원 2명도 함께 파견됐다.

신라젠 시험중단 권고로 주가 폭락

중앙일보

한문혁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합수단은 검찰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국세청 등의 기관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모인 금융·증권범죄 전문 수사기관이다. 한 검사는 합수단 수석검사로 최근까지 ‘신라젠’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 사건을 수사해 왔다.

코스닥 바이오벤처기업인 신라젠은 내부 임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7월 초 신라젠의 한 임원은 자신의 보유 지분 전량인 16만7777주(88억원어치)를 매도했는데, 한 달쯤 뒤 면역 항암제 ‘펙사벡’의 간암 치료 3상 시험중단 권고 발표가 나오면서 신라젠의 주가는 폭락했다. 합수단은 지난달 28일 신라젠 부산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신라젠에 대해 지난달 7일 자신의 SNS에 “문재인 수혜주”라고 적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황태호 교수가 2006년 창업한 신라젠은 면역 항암제 개발 업체로 부산대 산학협력 벤처기업이다.

검찰 안팎에선 합수단 소속 검사의 수사팀 합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한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합수단은 이른바 자본시장의 ‘독버섯’을 뿌리뽑는 수사기관”이라며 “검찰이 조 장관 관련 수사에서 사모펀드 운용사의 주가 조작 및 자금 흐름 전반을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조 장관 관련 전담 수사팀인 기존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외에 특수1, 3, 4부와 형사부 및 강력부 소속 일부 검사도 투입했다. 수사팀 검사 숫자만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이 조 장관 관련 수사팀에 대거 차출되다 보니 일선 부서에선 검사 공백에 따른 어려움을 겪게 돼 지방검찰청 검사들을 파견받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검찰의 조 장관 관련 수사팀 확대는 윤석열 총장이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일선 검사 시절 론스타 등 사모펀드 수사 경험을 토대로 이번 조 장관 관련 의혹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사 착수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 가까이 검찰 수사가 진행되며 조 장관 일가의 공직자윤리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의혹도 구체화하고 있다. 윤 총장의 직감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조 장관 부인인 정 교수가 딸이 받은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와 관련사의 주가조작 및 부정거래 의혹, 이를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 등이 잇따라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조 장관 및 부인이 증거인멸 과정에 개입한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이 정 교수의 소환 일정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수사 초기 일각에서 제기된 ‘여권과의 교감설’도 사실상 낭설이 됐다.

‘버닝썬’ 사건 불똥이 조 장관 관련 사건으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있다.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업무상 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모(45) 전 큐브스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전 대표는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49) 총경에게 가수 승리(29·이승현)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연결해 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윤 총경과 회식 자리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촬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윤 총경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수사로 말하라 … 그게 윤석열 스타일

법조계에선 조 장관 관련 수사팀 확대는 윤 총장의 수사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는 “현직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수사인 만큼 혐의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수사팀 확대를 쉽게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윤 총장이 조 장관에 대한 직접수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윤 총장은 지난달 27일 검찰이 조 장관 관련 수사에 착수한 이후 대부분의 공식 일정을 취소하며 외부 노출을 삼가고 있다. 점심은 대검 참모들과 함께 대부분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출퇴근 역시 외부인 접촉이 차단된 대검 청사 지하주차장을 이용한다. 윤 총장의 말이나 행동이 의도치 않은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과 같이 근무했던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정치권이 검찰 수사를 예민하게 바라보는 상황에서 윤 총장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가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검찰은 말이 아닌 수사 결과로 이야기한다. 그게 윤석열의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