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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배터리전쟁’ LG화학·SK이노, 크로스 라이선싱으로 갈등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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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필 유니스트 교수 18일 이데일리 인터뷰서 ‘갈등 해법’ 제안

“분쟁 해결의 최종 결정권자인 최태원·구광모 회장이 결단 내려야”

“소송 비방전 감정싸움 벗어나 냉철한 상황 인식 필요”

이데일리

LG화학 오찬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사진 왼쪽=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리튬이온배터리 셀을 든 연구원(사진 오른쪽=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배터리 기술·특허 침해를 둘러싼 LG화학(051910)과 3SK이노베이션의 갈등이 루비콘강을 건넌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결단을 통해 ‘크로스 라이선싱(Cross Licensing)’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크로스 라이선싱’은 복수의 기업이 서로의 핵심기술을 교환하는 것으로 특허분쟁 해소 때도 이용되는 방법이다. 과거 삼성전자와 소니가 특허분쟁을 해소할 때 사용한 방식이다.

다소 파격적인 제안의 당사자는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다. 조 교수는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날로 악화하는 양사 소송전 해법과 관련해 “지난 2004년 당시 적대적인 관계였던 한국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크로스 라이센싱 방식으로 특허분쟁을 해소하는 윈윈(Win Win)전략을 구사했다”며 “최태원·구광모 회장이 국익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이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배터리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경쟁업체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양사가 소송·맞소송이 꼬리를 무는 극심한 감정싸움에서 벗어나 보다 냉철하게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지난 2011년 말 이후 3년간 이어졌던 배터리 분리막 특허침해 소송이 격렬한 비방전 끝에 최종 합의로 마무리된 점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분쟁 해결의 최종 결정권자는 최태원·구광모 회장”라고 강조하면서 “대국적인 차원에서 극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교수는 아울러 △소송전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비용 △해외 기술유출 우려 △글로벌 경쟁업체의 반사이익 가능성을 예로 들면서 양사가 진흙탕 소송전에 매달릴 경우 향후 연구·기술 개발은 물론 추가 수주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전은 어느 한 곳의 일방적인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최악의 경우 양사 모두 허무하게 시간·비용을 낭비하는 어정쩡한 결론을 얻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수천억에 이르는 막대한 소송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배터리 전문인력 확보 및 소재·부품기업 육성 등 인프라 확충에 사용하는 게 훨씬 더 이득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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