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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인터뷰]조재필 교수 “최태원·구광모 회장, 서로 양보하고 극적합의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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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베이션 배터리전쟁 해법으로 총수담판론 부상

“한국기업끼리 싸우면서 외국소송까지 간 전례 찾기 힘들다”

“中 업체, 정부 보조금 독식하며 대륙의 배터리 굴기 보여줘”

“정부, 적극적인 중재 의지 보이지 않는다” 아쉬움

이데일리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특허 침해 소송전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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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극적인 합의를 해야 한다. 대국적인 차원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같이 나가자고 하는 것 밖에 없다. 그것보다 좋은 게 없다. 분쟁 해결의 최종 결정권자는 최태원·구광모 회장이다.”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기술·특허 침해 소송전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양 그룹 총수간 담판이 해법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양사 CEO의 첫 회동으로 대화를 모색한 지 하루만인 17일 경찰의 SK이노베이션 압수수색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면 향후 대화 재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는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양사 배터리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회동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특히 “한국기업끼리 이렇게 심하고 싸우고 외국에서 소송까지 간 전례는 찾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국내 대기업은 대규모 선단이다. 오너가 바로 선주”라면서 “배가 수십 척이 있더라도 선주의 동의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 선주가 오케이하면 끝”이라고 강조했다. 양사 차원의 갈등을 넘어 그룹간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한 배터리 전쟁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최태원·구광모 회장이라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양사 소송전 양상과 관련, “이미 극심한 감정싸움으로 흐르고 있다”며 격해진 감정을 추스르고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양사 소송전 장기화에 따른 중·일 경쟁업체의 반사이익도 우려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배터리 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이와 관련,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한 CATL·BYD 등 중국 업체들은 3년간 중국 정부 보조금 지급을 독식하다시피 하며 실로 ‘대륙의 배터리 굴기’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7월 글로벌 1위로 부상한 CATL은 막강한 현금력과 시장장악력으로 2위 일본 파나소닉과의 격차도 벌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다만 “중국 업체의 기술경쟁력은 한국 기업들보다 한 수 아래로 기술격차는 1년 이상 뒤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업체의 추격세가 더 거세지기 전에 소모적인 소송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조 교수는 아울러 양사 갈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도 당부했다. 조 교수는 “양사가 배터리 기술특허 침해와 관련해 미국에서 소송하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도 쉽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2010년대 초반 분리막 소송 때는 정부가 ‘왜 싸우냐’며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다만 현재의 경우 여론에 밀려 움직인 것이지 적극적인 중재 의지는 없어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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