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현대제철 임단협, 장기화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9일 12차 교섭 진행…사측, 노조에 1차 제시안 전달

-노조, “노조가 제시한 요구안 맞춘 적정안 제시돼야” 반발

-올해말까지 협상 장기화될 가능성↑…노조, 강경투쟁 가능성 시사

헤럴드경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현대제철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교착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처음으로 제시한 안에 노조가 불만을 토로하며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난 것이다. 노사간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파업 등 강경 투쟁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전날 오후 2시 충남 당진제철소에 모여 12차 교섭에 돌입했지만 서로간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이날 사측은 지난 6월 19일 교섭 개시 이후 3개월만에 처음으로 노조에 1차 제시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임금의 경우 올해 임금인상 부분과 연계해 차기 교섭에서 제시하겠다고 밝혔고, 성과급은 150%+250만원으로 제안했다.

노조는 “8000명의 근로자를 우롱한 제시안”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교섭 속보를 통해 “3개월의 긴 시간을 허비하고 지금에 와서 내놓은 안이 고작 성과금 몇 푼”이라며 “노조에서 요구한 임금·성과급·6대 별도 요구안에 맞춘 적정한 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통상임금과 최저임금 등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의 대전환시기를 운운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으로 왜곡된 주장”이라며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영업이익의 15% 지급 ▷정년연장(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 ▷차량지원세제 경감 방안 마련 ▷각종 문화행사비 인상 및 확대 적용 ▷연주수당 현실화 방안 ▷압연수당 신설 등을 요구했다.

이처럼 노사간 의견이 큰 차이를 보이며 업계 안팎에선 이달 내 타결은커녕 올해 연말까지 협상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 현대제철 임단협은 ‘맏형’ 현대차 임단협 타결 이후 이를 참고해 진행됐다. 이에 교섭 개시부터 타결까지 적잖은 기간 소요된 것이 사실이다. 2017년 교섭에서는 노조 결성 이후 처음으로 해를 넘겨 타결시켰고, 지난해는 노사 합의안이 부결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최근 현대차 노사는 2011년 이후 8년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올해 상반기 ‘V자 반등’을 이룬 현대차와 달리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겪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445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5% 감소했고, 하반기 경영 환경 역시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조의 요구안을 그대로 받아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현대차지부의 잠정합의안 통과는 현대제철과 무관하다”며 “사측이 양재동의 압박에 못 이겨 현대제철을 현대차 합의안에 가두려 한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오는 26일 열릴 13차 교섭에서도 사측의 제시안이 만족스럽지 못할 시 투쟁의 강도를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rim@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