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OTT인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 3사의 OTT인 푹이 통합한 새로운 OTT인 '웨이브'가 18일 첫 선을 보였다. [사진 콘텐츠웨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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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업체들이 이종(異種) 간 또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치 않고 연합체를 꾸리는 건 넷플릭스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거대 공룡처럼 시장을 잠식하자 국내 미디어 플랫폼은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위기감이 높아진 것이다. 닐슨코리아 클릭에 따르면 지난 7월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는 185만명으로 1년 새 4.4배 증가했다. 이에 비해 국내 7개 OTT 이용자는 127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48만명(1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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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구독형 OTT 각축전에 국내 OTT 발등에 불
여기에 해외 시장에선 글로벌 IT 공룡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애플은 11월 1일 애플 TV+를, 디즈니는 11월 12일 디즈니+를 출시한다. 여기에 NBC 유니버설은 내년 4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콕’을 런칭한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가 운영하는 워너미디어의 HBO맥스도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아직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은 밝히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선 디즈니와 애플의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의 경우 애니메이션·마블·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매니어 층이 많은 콘텐트를 확보하고 있고, 애플은 막강한 디바이스(맥북ㆍ아이패드ㆍ스마트폰)를 등에 업고 있어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CJ ENM과 JTBC는 내년 초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티빙 기반의 OTT 플랫폼을 새롭게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 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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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모두 OTT 중에서도 구독료(월 이용료)를 수익 모델로 하는 OTT 플랫폼이다. OTT는 유튜브나 아프리카 TV처럼 광고를 주요 수익모델로 삼는 광고형 OTT와 넷플릭스처럼 구독료를 수익 기반으로 하는 구독형 OTT로 나뉜다. 이 때문에 글로벌 구독형 OTT의 진격에 국내 구독형 OTT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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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틈새 낀 왓챠플레이, "틈새시장 공략"
토종 OTT 연합은 주 무기인 방송 콘텐트를 내세우고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겠단 전략이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16일 웨이브 출범식에서 “웨이브는 미니시리즈, 주말 드라마, 예능 등 신작이 매주 끊임없이 공급되는 구조인 반면 디즈니와 넷플릭스는 매주 라이브러리에 콘텐트가 공급되진 않는다”며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콘텐트 기획ㆍ제작 역량 강화→유료 가입자 확대→투자금 확보→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단 구상이다.
이에 비해 OTT 스타트업인 왓챠플레이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왓챠플레이 관계자는 “자본금 싸움으로는 승산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왓챠플레이의 주특기인 영화와 평론,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 등을 집중적으로 서비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를 다룬 5부작 드라마 '체르노빌'. 미국 유선방송사 HBO가 영국 SKY와 공동제작해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국내 OTT 중에선 와챠플레이가 독점 공개했다. [사진 와챠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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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 제작 업계, 제작·유통 환경 개선 기대
콘텐트 생태계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J ENM 계열사인 스튜디오 드래곤과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엠 등 국내 콘텐트 제작사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킬러 콘텐트를 만들고 그게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장이 열리게 됐다”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제작사들의 제작 환경이 개선되고,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유통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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