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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中, 한국産 ‘배터리 몽니’ 3년째…삼성·LG·SK, 보조금 또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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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차 보조금 목록에도 韓배터리 차량 전무

2년8개월째 중국 보조금 혜택 못 받아

꽁꽁 닫힌 中시장…CTAL·BYD은 글로벌 가속화

인력 쟁탈전서도 ‘먹잇감’된 한국

“中 보조금 기대 없어, 계획대로 나설 것”

이데일리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어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중국의 굴기(우뚝 섬) 앞에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이달에도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2017년 1월부터 무려 2년8개월째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 속에 내수 시장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은 축적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2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 8차 신에너지 자동차 추천 목록’을 보면 순수전기차(EV) 229개 모델,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8개 모델, 연료전지 9개 모델을 포함해 83개 기업 246개 모델이 보조금 지급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는 목록에 없었다. 지난달 발표한 7차 추천 목록에서도 한국산 배터리는 빠졌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확 줄였지만, 1대당 약 1000만원 안팎에 이르면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이 불가능하다.

앞서 중국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일환이자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산 배터리 탑재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산 배터리에 ‘패싱’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배터리 업체들에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내년 말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중국에 신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한국 업체들도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정부의 자국 보호 정책을 등에 업고 내수시장을 잠식한 중국업체들은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특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벌이고 있는 배터리 기술 유출 소송전을 틈타 공격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 출하량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 CATL은 북미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중국 판매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도 최근 맺었다. 세계 3위인 중국의 비야디(BYD)는 독일 아우디, 폭스바겐, 일본 토요타 등과 배터리 공급을 비롯한 협업을 논의 중이다.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들이 한국의 숙련 인력들에게도 손을 내밀면서 인력 유출까지 우려해야 할 판이다. 중국 헝다신에너지차는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신(新)에너지차 분야에서 8000여 명의 글로벌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배터리업체들이 인력을 채용할 경우 숙련된 기술자가 많은 한국이 ‘제1의 타깃’이 된다”며 “중국 등 외국 배터리업체들이 국내 업체 연봉의 2~4배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내부에서 사실상 중국 보조금에 대한 기대를 버린 지 오래”라면서 “글로벌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보조금 폐지에 맞춰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계획대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자료=SNE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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