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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LCD,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악화…대형 패널 수요 촉진 획기적 호재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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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수천명 감축·조직 개편 ‘칼바람’ 왜

BOE·CSOT 생산라인 확대 가격 떨어뜨려 8월 수출액 27% 감소

소형 패널 수요 정체…“고도 기술력 OLED·QLED 사업에 집중”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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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형 패널 가격 급락 등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수천명의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전 세계 TV와 스마트폰 판매마저 정체기에 접어든 탓이다. 삼성, LG가 초고화질 ‘8K TV’ 주도권을 놓고 상호 공개 비판에 나선 것도 차세대 먹거리인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두고 벌이는 생존경쟁에서 비롯됐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집계를 보면, 지난달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7% 급감한 2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사이클 산업’으로 패널 가격이 시장 수급에 좌우된다. BOE와 CSOT 등 중국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확대하면서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아예 LCD 생산라인 철수에 들어간 것도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정부 당국자는 “LCD 패널 가격 하락과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감소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BOE는 2017년부터 LC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LCD 패널 출하량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26%(1억3000만대)에서 2018년 17%(1억4000만대)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BOE의 점유율은 2%(1000만대)에서 26%(2억1000만대)로 수직 상승했다.

디스플레이 산업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자 삼성과 LG의 글로벌 TV 시장 지배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TV 제작은 제조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패널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65인치 TV 판매량에서 삼성전자(점유율 28%)와 LG전자(15%)가 1위와 2위를 기록했지만, 그 뒤를 중국 TCL(10%)과 하이센스(9%)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소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18억~19억대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전체 소형 패널 출하량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72.9%로 스마트폰 의존도가 압도적이다. 이처럼 대형, 소형 패널을 막론하고 성장이 주춤하다 보니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로선 고강도 구조조정이란 ‘제살깎기’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아직 OLED 기술이 부족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하이센스, 소니, 필립스 등 TV 제조업체들을 초청해 ‘OLED 빅뱅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LG디스플레이 TV사업부장 오창호 부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TV 시장에서 OLED 대세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OLED가 아닌 QLED TV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출시 이후 올 6월까지 QLED TV의 누적 판매량이 54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를 획기적으로 촉진시킬 만한 호재가 마땅찮다. 업계 관계자는 “TV 판매는 소비와 가구 수 증가, 스포츠 이벤트 개최 등의 영향을 받는다”며 “경기가 어둡고 올해 월드컵이나 올림픽도 없어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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