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아마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OTT) 플랫폼 주도권을 두고 해외 공룡 기업들이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OTT 시장에 뒤늦게 발을 들여놓는 디즈니는 콘텐츠 업체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고품질 콘텐츠를 앞세워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기존 OTT 사업자는 자체 콘텐츠 제작에 공들이며 콘텐츠 투자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국내 OTT 사업자 역시 콘텐츠 사업자 간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한 바구니에 담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해외 OTT 사업자와 경쟁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OTT 사업자가 살아남기 위해선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틈새를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마존‧넷플릭스 2강에 도전장 내민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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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경쟁력 뿐 아니라 OTT 사업자들에게 더 위협적인 것은 디즈니가 보유한 고품질 콘텐츠다. 디즈니는 최근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인수하며 콘텐츠 업계에서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디즈니+는 디즈니의 고정 팬인 어린이 뿐 아니라 젊은 세대와 중장년 층을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 OTT 서비스 시장은 아마존과 넷플릭스 2개사가 주도하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OTT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의 경우 2018년 말 기준 OTT 서비스 가입자 수는 아마존이 1위로 6312만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넷플릭스가 5849만명을 확보하며 여타 사업자의 가입자 규모와 비교해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미국을 제외한 OTT 시장 상위 10개국에서도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평균 가입자 점유율은 45% 수준이다.
강준석 정보통신적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후발 사업자의 대규모 M&A는 넷플릭스 등의 메이저 OTT 사업자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전통적인 미디어 사업자의 덩치 키우기 전략과 콘텐츠-플랫폼 간 수직적 결합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돈' 뿜는 해외 공룡 OTT..."국내 OTT, 콘텐츠 차별화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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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유료 구독형 OTT 시장 현황'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내 OTT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SK텔레콤의 '옥수수'로 월간 이용자가 329만명으로 점유율 35.5%를 차지했다.
이밖에 지상파 3사의 '푹'은 85만명(점유율 9.2%), CJ ENM의 '티빙'은 72만명(7.8%), 넷플릭스 44만명(4.7%)로 나타났다. 최근 옥수수와 푹이 합쳐져 '웨이브'로 출범한 점을 비춰보면 국내 OTT 시장에서 웨이브가 시장 점유율 45%에 육박하며 독보적 위치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험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가 아직까진 국내 OTT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하긴 하지만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11월 출범하는 디즈니+역시 웨이브 보다 요금제가 저렴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의 경우 프로모션으로 더 깎으면 돼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토종 OTT는 콘텐츠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웨이브가 2023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했는데 이것을 4년으로 나누면 매년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700억원 수준"이라며 "넷플릭스와 견줄 대작을 만들려면 적어도 한편에 200억원 투자비가 들어가는데 이와 비교하면 4년간 3000억원은 어찌 보면 적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국내 사업자는 결과적으로 봤을 때 콘텐츠에 자본 투자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OTT 플랫폼에 있어 기술은 크게 중요하지 않고, 결국 플랫폼에 담긴 콘텐츠가 중요한데 이 콘텐츠의 타깃층을 명확히 해 콘텐츠 차별화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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