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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조국 사건이 무슨 파출소 사건인가”···법조계가 말하는 ‘오래 걸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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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사모펀드·입시비리·웅동학원 세 갈래 수사 / 동시다발 압수수색, 그로부터 약 한 달 / '조국 지키기' 나선 與, 연일 檢 때리기 / 검찰 간부 "철저히 증거 확보해야 조사 때 거짓말 못해"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왜 수사 결과를 빨리 내놓지 못하는가”라는 물음이 여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했는데도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건 ‘내용’이 없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적법한 수사 절차를 외면한 채 정치적 공세를 이어가려는 것”이란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입시비리·웅동학원 세 갈래 의혹 전모를 밝힐 단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조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인적·물적 증거 분석 및 질문지 작성·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건 수사는 지난 8월 말 검찰이 서울대·부산대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등을 동시다발 압수수색하면서 공개수사로 전환됐다. 그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검찰이 공개하지 않은 내사 기간을 포함하면 총 수사 기간은 더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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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지키기’에 나선 여당은 연일 검찰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가족 관련 수사가 한 달째 진행되면서 수사팀 검사만 20명에 수사관 50명이 동원됐다고 한다”면서 “이렇게 대규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실하게 진실이 밝혀진 게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한 달 동안 하면서 확실한 증거가 아직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수사가 상당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이날은 검찰이 조 장관의 서울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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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수사를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해버리면 잡아 떼지 못하도록 증거를 더욱 철저하게 확보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조사를 할 때 거짓말을 할 수 없는 법”이라고 했다. 조 장관 측이 각종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증거 확보 및 분석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검찰 특수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금 이 사건이 파출소에서 신고받고 출동하는 폭력 사건이 아니다”라며 “내용이 굉장히 복잡한 사건인데, 이걸 왜 한 달 하고도 결과가 안 나오냐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런 발언은 집권 여당의 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검찰은 자녀에게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해 줘 입시에 혜택을 받게 한 혐의(사문서위조)로 기소된 정 교수를 이르면 이번 주 부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교수에게 위조사문서행사와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어떤 증거물이 어떤 부분을 입증하는지 설명이 가능한 정도”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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