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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검찰개혁’ 내건 조국, 대검 감찰본부장 인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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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청와대에서 대검 세부 인사 언급

감찰본부장-사무국장 인선으로 조국 ‘힘 실어주기’ 해석도

헤럴드경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와 출근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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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좌영길·이민경 기자] 조국(54) 법무부장관이 조만간 대검찰청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검찰과 법무부가 인사권을 놓고 힘겨루기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현재 공석인 대검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 인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전날 고민정 대변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청와대가 검사장급인 대검 감찰본부장과 일반직 공무원인 사무국장 인선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조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감찰본부장 인선을 언제까지 마무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 내·외부 개방직인 대검 감찰본부장은 검사 비위 감사를 총괄한다. 임기는 2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며 검사장급 대우를 받는다. 감찰 도중 검사의 범죄혐의가 발견될 경우 수사로 전환할 수도 있어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핵심 보직으로 꼽힌다. 김수남 검찰총장 시절 영입된 정병하(59·사법연수원 18기) 전 본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되면서 지난 7월 사표를 냈다. 당초 법무부는 3명의 후보군을 선정하고 인선작업을 진행해왔지만, 조 장관의 이번 건의로 원점에서 다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외부 갈등이 있을 때는 감찰을 명분으로 특정 검사에게 압력이 가해지기도 한다. 2012년 ‘검란 사태’과정에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던 최재경 당시 대검 중수부장을 ‘수사 대상인 김광준 부장검사와 전화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감찰을 지시했고, 최 검사장이 이에 불복하며 힘대결이 벌어졌다. 검찰 내부감찰은 아니자만, 2014년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을 이유로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감찰을 지시했고, 채 총장은 결국 사표를 냈던 사례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감찰본부장 직위를 언급하며 인선 건의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조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검찰 출신 인사 발탁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2010년 김준규 검찰총장에 의해 영입된 홍지욱(57·18기) 감찰본부장은 판사와 이화여대 법대 교수, 변호사를 거쳤고 2012년 한상대 검찰총장 때 임명된 이준호(56·16기) 본부장 역시 부장판사 출신으로 ‘비검찰’인사가 등용된 전례가 있다. 최근 퇴임한 정 본부장은 검사 출신이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찰 일반직 공무원이 맡을 수 있는 최고위직이다. 감찰본부장이 검사 비위를 처리하는 자리라면, 사무국장은 검찰 살림살이를 책임진다. 검찰 행정사무 일반과 회계, 교육, 인사 등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검찰총장의 의사를 존중해 임명하는 게 관례였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문무일 총장 추천안에 관해 이견을 보이면서 인사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 대검 사무국장 역시 지난달 30일 김영창 국장이 퇴임한 뒤 한달 동안 공석인 상황이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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