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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MS, 폴더블로 스마트폰 시장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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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깜빡하고 말 안한게 있네요."

    발표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하나 더 혁신적 제품을 보여주는 것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발표하던 키노트의 전매특허와 같았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에는 깜짝 쇼를 내놨다. 그것도 '폴더블'이라는 폼팩터를 가지고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한국시간으로 3일 새벽 2시경 MS는 뉴욕 '스타렛리하이 엑스포'에서 개최한 이벤트를 통해 내년 11월 중순경인 미국 홀리데이 시즌에 폴더블 스마트폰인 '서피스 듀오'(Duo)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매일경제는 국내 매체 중 유일하게 이 행사에 초청받았다. MS가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진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2017년 윈도우폰 플랫폼 사업을 접은 이후 2년만이다. 그러나 파노스 파나이 MS 서피스 제품총괄은 이날 발표를 통해 이 제품을 '폰'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쓰다가, 길게 써야하겠다 싶으면 쓰는 걸 중단하고 노트북을 열거나 컴퓨터로 간 경험이 있지 않느냐"며 "(서피스 듀오를 사용하면) 이제 그럴 일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MS가 스마트폰 시장에 폴더블로 다시 도전한다는 대형 뉴스를 안은 이번 행사에는 폴더블 2in1 디바이스인 '서피스 네오(NEO)'(내년 11월경 출시)를 비롯해 당장 올해 내로 한국에도 출시 예정인 서피스 프로7, 서피스 랩탑3(13.5인치, 15인치), 서피스 X 등이 발표됐다. 아! 그리고, MS가 '이어버드'도 출시했는데, 매우 현장에서 매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현장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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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간 3일 새벽 2시에 발표한 MS의 폴더블 PC 네오(NEO)와 폴더블폰 듀오(DUO)의 모습. ]뉴욕 = 신현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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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더블 형제' 중 막내 서피스듀오

    '서피스듀오'는 깜짝 놀랄만한 발표임에 틀림없었다. 파노스 파나이 MS의 제품총괄사장(CPO)이 기자들을 앞에 놓고 "그동안 다양한 특종취재들을 하느라고 고생했다"며 "하지만 이건 몰랐을 거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실제로 발표 현장에서는 MS가 서피스듀오를 발표하자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아시아에서 온 한 외신기자는 "MS가 스마트폰을 발표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를 주도한 파나이 CPO는 "화면이 2배가 되면 생산성도 매우 늘어난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가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 시장이 향후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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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이뤄진 발표장에서 제품들 꽃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 파노스 파나이 MS CPO(사진 맨 왼쪽). [뉴욕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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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가까이서 본 서피스듀오는 여러가지 장점이 엿보였다. 일단 스크린이 매우 컸다. 갤럭시폴드나 화웨이의 메이트X 등과 같은 제품보다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5.6인치 스크린이 2개)멀티태스킹에 확실히 유리한 면이 있어 보였다. 참고로 갤럭시폴드는 펼쳤을 때 7.3인치이다. 다만 바깥에 화면이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보인다. 갤럭시폴드는 바깥에 4.6인치 화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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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현장에 전시한 MS 서피스 듀오의 모습. 아직 시제품이며, 내년 11월경 발표때까지 업그레이드가 계속될 예정이다. [뉴욕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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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연은 할 수 없었지만 디지털펜으로 작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MS의 설명이었다. 이 점은 갤럭시폴드에 비해 장점으로 보였다. 하지만 듀오의 시제품에는 카메라 구멍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늘날 스마트폰에 있어서 카메라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디에 어떻게 카메라를 집어넣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운데 힌지(Hinge)가 있어서 화면에 통일감이 오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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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현장에 전시된 MS 서피스 듀오와 네오 등 제품들의 모습. [뉴욕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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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오'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폴드 화웨이 메이트X 등을 위해 개발된 소프트웨어들이 듀오에도 그대로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단, '듀오'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55 프로세서가 들어갈 예정인데, 애플의 아이폰11에 들어간 A13칩이나 화웨이의 최신 기린칩에 비해 약간 성능은 떨어질 수 있다.

    ◆'폴더블 형제'의 큰형 서피스 네오

    윈도우10을 실행시킬 수 있는 태블릿인데, 접을 수 있다? 게다가 키보드를 연결해서 완전히 노트북처럼 바꿀 수도 있다? 꿈과 같은 2in1 PC '서피스 네오'를 MS가 내년 11월경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폴더블'의 영역을 스마트폰에서 노트북 쪽으로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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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가 발표한 서피스 네오의 모습. [MS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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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오'의 가장 큰 특징은 키보드에 있다. 후면 아래쪽에 부착된 키보드를 화면 위에 가져다 놓으면 화면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키보드 위쪽만 부분 스크린으로 전환한다. MS는 이날 이렇게 전환된 부분 스크린에서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메인 화면에서는 일을 할 수 있는 장면을 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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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가 발표한 서피스 네오의 모습. 키보드를 아래쪽 화면에다 놓으면 아래화면이 애플의 맥북프로에서 볼 수 있었던 세컨드 터치스크린처럼 변신한다. [MS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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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당 키보드를 위쪽으로 끌어 올리면 화면 아래쪽에는 터치패드 모양의 이미지가 생긴다. 마치 일반 노트북처럼 쓸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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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가 발표한 서피스 네오의 모습. 키보드를 아래쪽 화면 위로 옮기면 일반 노트북처럼 변신한다. [MS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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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얼 스크린을 가진 노트북은 사실 MS가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고, 레노버가 요가북(YOGABOOK) 등을 통해 수년전부터 시도한 폼팩터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레노버의 실책은 요가북을 활용해 요가북만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MS는 이 때문에 '네오'를 위한 OS인 윈도우10X를 내놓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윈도우10X는 듀얼스크린 좌우를 쉽게 넘나들 수 있게 하는 등 양쪽 화면에 최적화시킨 OS라는 점이 특이점이다. 뿐만 아니라 MS가 '네오'의 제품공개를 1년이나 빨리 한 이유 또한 보다 많은 소프트웨어가 미리 만들어지길 바라기 때문이었다. 파나이 CPO는 '네오'를 이용해 재미있는 컨텐츠와 서비스를 내놓을 이들의 생태계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폼팩터 공개를 일찍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피스 랩탑3

    파노스 파나이 MS의 제품총괄사장(CPO)은 이날 이벤트에서 가장 먼저 서피스 랩탑 3세대 버전을 발표했다. 기능 중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터치패드의 성능. 실제로 만져본 랩탑3의 터치패드 성능은 20%까지 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정확하게 인식된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랩탑3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은 빠른 충전이었다. 1시간만 충전해도 하루 사용량의 80%는 쓸 수 있다는 것이 파나이 CPO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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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노스 파나이 MS 제품총괄사장이 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서피스랩탑3로 발표의 시작을 열고 있다. [뉴욕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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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놀라운 점은 키보드 위를 뜯어서 내부를 자신의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드드라이브를 더 큰 용량의 SSD로 바꿀 수도 있고, RAM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13.5인치 버전과 15인치 버전으로 2가지를 출시했는데, 직접 만져 본 결과 두 버전 모두 전작들에 비해 베젤을 줄여서 예쁘게 디자인했고, USB-C 단자를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애플의 맥북이나 삼성전자의 시리즈9 등과 같은 최신 기종들에 비해 약간 무겁게 느껴졌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13.5인치 버전과 15인치 버전에는 각기 들어가는 CPU 종류가 다르다. 13.5인치에는 인텔의 10세대 '아이스레이크'가 들어가고, 15인치에는 AMD의 '라이젠 서피스에디션'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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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인치 서피스 랩탑3에는 AMD가 특별 디자인한 라이젠 칩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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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나이 CPO는 "AMD와 수개월 동안 협업을 통해 개발한 칩"이라며 "동급에서는 세계 최강의 성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MS 관계자는 "15와트 전력을 먹는 칩이라 전력사용량이 작고 추가적인 그래픽 코어가 합쳐져 있어 그래픽 작업시 고성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가격은 13.5인치가 999달러, 15인치가 1199달러로 책정됐다. 북미에서는 22일 발매되지만, 한국은 싱가포르 등과 함께 2차 발매국이라 11월은 되어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피스X와 서피스 프로7

    서피스프로(Pro)는 뒷면에 받침대가 있는 MS 특유의 2in1 PC이다. 우리나라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많이 팔리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 일본 등에는 인기가 높은 모델. MS는 그런데 이번에 '서피스프로X'라는 제품을 내면서 국내 사용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매력들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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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피스X의 모습. [MS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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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피스프로X는 펜을 숨길 수 있는 독특한 폼팩터가 특징이다. 화면과 키보드 사이에 펜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여기에 펜을 휴대할 수 있는 기능이 독특하다. 서피스프로X 전용 펜은 이 공간에 넣으면 알아서 무선충전도 된다. 펜에는 흰색 LED가 있어서 충전이 진행되고 있을 경우 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도 있었다. 키보드의 키 감은 일반 노트북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크기는 13인치로 소형 랩탑과 같은 수준. 키보드를 분리했을 경우는 일반 태블릿에 비해 상당히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1세대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크기이지만 베젤이 줄어들어 훨씬 넓고 큰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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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피스프로X의 모습. [뉴욕 = 신현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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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인텔이 칩을 공급해 왔는데 이번에 ARM이 설계한 SQ1 칩이 그 자리를 채갔다는 것이 새로운 사실이었다. 이는 서피스프로X가 퀄컴의 규격을 따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나이 CPO는 이 때문에 완제품 자체가 예전보다 가볍고 활동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서피스 프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셀룰러 네트워크 (LTE 등) 미지원문제가 해결됐다. 무선 칩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유심카드를 넣으면 무선통신이 자체적으로 되는 것이다. 게다가 서피스프로X는 SSD와 같은 저장장치를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큰 특징이었다. 향후 SSD 용량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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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피스프로7의 모습. [MS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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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밖에도 함께 출시된 서피스7은 서피스프로 팬들이 기대하던 USB-C를 넣었다는 점이 강점이다. 기존의 MS 서피스용 충전기도 꽂을 수 있는데 USB-C 포트도 추가됐다. 기존 블랙, 실버 외에 붉은색, 오렌지색, 코발트블루 등의 색상도 추가됐다. 서피스프로7의 가격은 749달러이며, 프로X의 가격은 999달러로 정해졌다. 펜과 커버는 별도로 판매한다. 역시 북미에는 22일부터 나오지만, 한국에는 11월이나 돼야 구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피스 이어버드

    동그란 모양의 MS 무선 이어폰 '서피스 이어버드'는 모양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한 디자인이었다. 게다가 직접 착용해 들어본 결과 음질 또한 뛰어났다. 착용감 또한 귀에 딱 맞게 디자인되어 운동을 하는 등 과격한 움직임에도 떨어지지 않게끔 설계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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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피스 이어버드를 장착한 모습. [뉴욕 = 신현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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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큰 강점은 손가락으로 터치할 수 있는 공간이 크다는 점이었다. 여느 이어버드와 비슷하게 터치한 뒤 아래 위 등으로 움직이면 볼륨업 다운이 되는데, 상당히 간편하게 조작이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번 터치하면 스포티파이(Spotify)라는 음악 앱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점이 간편해 보였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음악 앱이 바로 실행된다는 점은 큰 강점이 아닐 수 없다. 다만, 현장의 MS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아닌 다른 음악앱(예를 들면 애플뮤직 등)도 실행이 가능한지에 대해 "아직은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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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피스 이어버드를 분해해 놓은 모습. [MS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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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하나 더! MS오피스 업그레이드

    서피스 이어버드를 보면서 특이한 점 하나를 알게 됐다. 스마트폰을 켜지 않아도 이어버드를 장착한 상태에서 말을 하면 MS오피스 (파워포인트 등)에서 받아쓰기를 해 준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MS는 오피스를 업그레이드해서 받아쓰기한 문장을 60개국 언어로 번역을 해 주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Thank you for visiting us’라는 문장을 이어버드 착용 상태에서 말하니,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단어로 번역이 되어 MS 파워포인트에 입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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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피스 이어버드에 대고 영어로 한 말을 MS파워포인트 소프트웨어가 번역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상으로는 완전한 번역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설명을 해 주는 MS관계자가 문장을 완전히 마치면서 점차 이해할 수 있는 국문으로 번역이 완성됐다. [뉴욕 = 신현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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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능은 MS가 오피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내년께부터 가능해 질 예정이다. MS는 내년에 파워포인트와 워드의 경우 자동번역과 딕테이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엑셀에는 펜으로 입력을 해도 디지털문자로 자동인식하는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그러나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기능도 있다. MS는 '워드'에 터치펜으로 첨삭을 할 수 있는 기능을 2일부터 전 세계에 동시적용했다. 오피스365를 사용하는 터치펜 디바이스 사용자들이라면 오늘부터 터치펜으로 글을 써도 디지털문자로 자동전환되고, 터치펜으로 글자 위에 줄을 그으면 해당부분만 자동삭제되는 기능을 써 볼 수 있다.

    [뉴욕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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