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잘못된 것 같다" 답변
불완전 판매냐 사기 판매냐 질문에
은성수 "표현에 신중해야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손병두 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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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국회 국정감사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문제에 증권사들의 책임도 무겁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향해 은행의 DLF 판매 뿐 아니라 증권사의 DLF 설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5월 말 기준 독일10년물국채금리는 1.5% 정도였는데, 9.8%를 보장하는 식으로 설계해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21일에서 5월30일까지 두달 간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19개 상품을 분석해보니 5월10일 이후 판 상품은 모두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근본적으로 투자기관과 수익률, 기초자산이 같으면 채권 상품 사이에 내재된 리스크도 같으므로 공학적으로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상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전제를 폈다.
유 의원은 "쿠폰을 연 4.2%로 했다가 금리가 오를 것 같으니 리스크를 같게 하려고 손실배수를 200배에서 333배로 외국계 투자은행(IB) 등 (증권사가) 높이다보니 4.8%까지 쿠폰을 제시하게 됐다"며 "그런데 증권사가 파는 당시 4.3%로 팔고 있으면 남은 0.5%는 투자자에 주는 게 당연한데, 증권사가 (외국계 IB에) 0.5% 중 0.3%만 달라고 하는 것은 사기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잘못된 것 같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금리가 하락하면 손실이 커지는 상품인데 지난 3월보다 금리가 내리고 있던 5월에 판 상품의 손실률이 오히려 커진 것은, 증권사가 앞으로의 독일 금리 하락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자의적으로 손실률을 높여 하방리스크를 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금융위, 국책연구기관 등 한국의 금융기관 어느 곳도 이 사실을 경고하지 않고 그대로 (상품을) 팔고 있다"며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보면 (5월 이전에 판) 예상 손실배수가 200배인 상품들의 예상 손실률은 54~68%인데, 5월 이후 333배로 판 펀드들은 손실률이 70~80%로 커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쪼개기 발행' 의혹을 제기했다. DLF는 사모펀드 공모펀드 간 투자자보호 의무 및 규제 등을 피하려고 쪼개기 발행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은행 판매 직원들의 이해도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공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사모펀드 형태로 하루에 무려 5~6개 만들어서 판매한 전형적인 쪼개기 상품"이라며 "독일의 국채 금리가 하락하던 3월 중순 이후에도 파생상품 위험성 커져도 4% 수익을 얻기 위해 손실배수 250배에서 333배수로 높였는데, 약정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위험성과 판매범위를 늘린, 전형적으로 불안전 판매 아닌 사기 판매"라고 꼬집었다.
은 위원장은 "(김 의원과) 다 같은 생각이고, '사기' 부분은 제가 표현을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1차조사에서 20% 불완전 판매라 하니 조사 결과를 더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불완전판매-사기판매 기준 잣대를 물었더니 은 위원장은 "불완전판매는 보통 설명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상품 구조 쪼개기 판매로 원천적으로 판매하지 않아야 할 상품을 판매했다는 의심이 든다며 불완전판매를 넘어선 사기판매로 보는 데 동의하냐고 재차 묻자 은 위원장은 "좀 더 신중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은행 내부규정상 고위험 상품 출시시 내부 심의 거치게 되어있는데 단지 1% 심의 거치지 않았다면,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에서 내부 통제시스템 작동 않는데 판매하는 게 타당한가"라 물었다.
이에 은 위원장은 "동의한다. 그 부분에 있어 원천적으로 금지 내부통제 강화가 맞는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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