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학 대가`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인터뷰
"내년까지 출산율 더 하락한 뒤 7~8년간 정체될 듯"
"저출산 문제, 중앙집중도 높고 경쟁 치열해진 탓"
"복지와 저출산 정책 혼동…자원배분·경쟁완화 필요"
"연공서열 해소 등 새 질서 찾아야 세대간 갈등 해결&q...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그동안 우리 정부는 복지정책과 저출산정책을 혼동해 왔습니다. 지금까지도 저출산 대책이라며 복지 타령만 하고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지금처럼 많은 예산을 복지부문에만 올인하다시피 해서는 우리 출산율을 끌어 올리지 못할 겁니다.”
인구학에 관한 한 국내 대표적인 권위자로 손꼽히는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겸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지난 6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처럼 정부에 쓴소리를 냈다. 정부는 저출산을 막겠다며 최근 10년간 1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급기야 1명보다 낮은 0.98명까지 떨어졌다. 이는 출생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낮다.
조 교수는 “국가 자원이 서울에만 집중돼 있고 그렇다보니 물리적인 집중도나 심리적인 경쟁이 더 치열해지니 다들 출산보다는 자기자신의 생존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이 저출산의 근본 원인”이라며 저출산이나 인구관련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앞으로 1~2년간 합계 출산율이 더 떨어지긴 하겠지만 추가로 급락하거나 단시일 내에 인구가 급감하진 않을 것인 만큼 시간적 여유는 있다”며 “앞으로 정책 방향을 국가자원 집중을 완화하고 젊은 세대가 가지는 물리적, 심리적 경쟁을 줄여주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4년째 베트남 정부의 인구정책 자문역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젊은 성장국가 베트남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했다. 작년말 현재 인구 9444만여명으로 전 세계에서 인구가 15번째로 많고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도 70%가 넘는 베트남이지만 지난 2015년 합계 출산율이 2.0명까지 떨어진 시점부터 인구구조와 그에 따른 사회 변화를 집중 연구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조 교수는 “우리는 여전히 출산율에만 초점을 맞춘 반면 베트남은 인구구조와 질적 변화, 그에 따른 사회 변화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하노이와 호치민 이외 다른 지방을 개발함으로써 국가자원의 균등 분배를 꾀하고 있다”며 우리도 중앙집중을 해소하는 인구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앞으로 인구 변화에 따른 새로운 질서를 짜기 위해 직장내 연공서열을 없애거나 완화하는 제도 개선이나 국민 의식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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