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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벌써 김샌 미·중 무역협상…관세전쟁 재개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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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딜' VS 中 '스몰딜' 평행선 달려 위구르·NBA 난타전, 협상 기대감 저하 관세 재개 뒤 내달 정상회담이 분수령

아주경제

지난 7월 말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앞서 양측 대표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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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시작 전부터 결렬로 치닫는 분위기다.

'빅딜(포괄적 합의)'을 요구하는 미국과 '스몰딜(부분적 합의)'을 원하는 중국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탓이다.

미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를 빌미로 대중 제재에 나서고, 중국은 미국 프로농구(NBA) 보이콧으로 맞불을 놓는 등 양국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협상 결렬에 따른 보복 관세 부과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달 성사 가능성이 높은 미·중 정상회담이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美·中 의도적인 협상 기대감 낮추기

9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진행된다.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방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협상을 벌인다.

지난 7월 말 상하이에서 열린 뒤 2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고위급 협상이지만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구매를 확대하는 대신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매기고 있는 관세를 일부 철회하는 수준의 '스몰딜'을 노린다.

당장 포괄적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만큼 양국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수준의 봉합을 원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가 선호하는 것은 이번 가을까지 '빅딜'을 이루는 것"이라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미국은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강제적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서비스 산업, 비관세 장벽, 농업 등의 의제를 전방위적으로 다루길 원한다.

중국은 산업통상 정책을 협상 의제에서 배제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국내법 개정도 거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도 중국이 버티기 전략을 선택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의혹을 조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측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 때문에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

협상 결렬을 예감한 듯 미·중 모두 상대를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탄압에 연루된 중국 기관·기업 28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폐쇄회로(CC)TV 제조 업체인 하이크비전을 비롯해 센스타임과 메그비테크놀로지, 아이플라이텍 등 안면인식·인공지능(AI) 기업 8곳이 포함됐다.

또 전날에는 미국 국무부가 위구르족 등 중국 내 이슬람 소수민족의 인권을 탄압한 정부 관리와 공산당 간부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발끈했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는 인권을 핑계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것"이라며 "신장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국가나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NBA 보이콧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NBA 휴스턴 로켓츠의 대릴 모리 단장이 지난 4일 트위터에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올리자 텐센트와 상하이푸동개발은행 등 중국 기업들이 NBA와 휴스턴 후원을 중단했다.

중국 CCTV는 올해 NBA 중계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번 논란으로 NBA는 중국 시장에서 전에 없던 위기를 맞았다"며 "중국 관중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따른 미국 내 반중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에 합의할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류허 부총리가 이번 협상에 특사 자격 없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이번 고위급 협상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다음달 '칠레 휴전' 이뤄질까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은 예고한대로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0%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일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했던 미국산 대두 등에 다시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관세 전쟁이 재개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전까지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 전에 주목할 만한 대목은 다음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동이 이뤄질지 여부다.

기존의 관례를 보면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회담을 한 뒤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에도 '칠레 휴전'이 이뤄진다면 미·중 무역협상에 또 다른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화웨이를 상대로 한 미국 기업들의 임시 거래 허가가 11월 19일에 종료된다"며 "그 전에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무역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qingqi@ajunews.com

이재호 qingq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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