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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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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버티고'로 힘들 때 위로받아…난 '연기가 체질'인 듯"(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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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버티고' 천우희

뉴스1

배우 천우희 ((주)트리플픽쳐스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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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올 한해 영화 '우상' '메기' '마왕의 딸 이리샤'에 이어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선보인 배우 천우희(32)가 신작 '버티고'로 돌아온다.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간 것은 물론, 애니메이션 내레이션까지 도전하며 201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천우희다. 특히나 전작 '멜로가 체질'에 이어 '버티고'로 30대 여성의 현실을 천우희만의 색으로 그려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천우희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영화 '버티고'(감독 전계수)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로, '러브픽션' 전계수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를 보고 아쉬운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다고 입을 연 천우희는 "서영의 감정선으로 영화를 쭉 이끌어 나가야 했다. 그런데 제 연기로 이 작품 전체를 끌고 가야 하니까 만족해서도 안 되는 것 같고 만족할 수도 없고 부족한 부분만 보이더라. 제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메모를 하는 편인데 제가 연기한 건 신기하게 다 기억한다. 잘 잊히지 않더라. 근데 일단 모르겠다. 개봉하고 나서 진짜 평가를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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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 ((주)트리플픽쳐스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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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천우희는 일과 사랑, 현실이 위태로운 30세, IT업체의 계약직 디자이너 서영 역을 맡았다. 그는 고층 건물에 있는 사무실에 들어서면 이명과 현기증이 심해지게 되는 인물. 여기에 비밀 사내 연애 중인 연인 진수의 갑작스러운 퇴사 소식까지 전해지며 일상이 무너져버리게 된다.

천우희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을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를 받고 '당신 떨어지지 않아요. 괜찮아요' 이 대사 한 줄 보고 마음먹고 시작했다. 저한테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지쳐있는 상황에서 위로받은 것 같다. 조금 다시 치유 받는다고 해야 하나. 의욕을 받은 것 같다. '어떠한 흥행이건, 완성도건 연기적인 의욕을 찾은 것만으로도 됐다' 생각하면서 이 작품 임했다"라고 밝혔다.

천우희가 맡은 캐릭터는 직장 생활을 견디는 현실적인 30대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전작 '멜로가 체질'에 이은 30대 현실 여성 인물이다. 천우희는 "전 물론 직장 생활을 해보진 않았지만 현장에 나가는 것도 사회 생활이라 생각한다. 조금 그런 관계들 속에서 어려움, 녹녹지 않은 것들을 끄집어내려고 했다. 가장 도움을 받은 건 친구들이다. 제 친구 중에서도 소음 때문에 화장실에 가 있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 친구들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일할 때, 출근해서, 이런 걸 찾아보려고 노력했고 간접적으로 찾아봤다"고 했다. 서영에 대해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도 그렇고, 물론 그것들을 다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상황도 있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천우희는 서영의 감정선에 충실한 모습을 선사하며 극 전반을 이끌었다. 특히 영화는 서영의 감정을 충분히 묘사하기 위해 클로즈업 장면을 많이 이용했고, 감정이 고조됐을 때엔 보디캠을 이용해 서영의 감정을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클로즈업 샷이 부담스럽진 않았다. 조금 더 호흡하는 느낌이 들고 교감하는 느낌이 들더라. 나쁘지 않았다. 걱정이 되는 건 많은 클로즈업 샷 때문에 관객들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하"라며 "보디캠 촬영은 감정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나가야 해서 집중이 필요했다. 스태프와 호흡도 중요했고. 오롯이 감정신을 끝까지 보여줄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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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 ((주)트리플픽쳐스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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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천우희가 '버티고'를 통해 선보인 뜨거운 멜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극 중 서영에게 의지가 되는 다정한 연인이자 사내 최고 인기남 진수를 맡은 유태오와 강렬한 러브신 등을 선사한 것이다. 유태오와 호흡에 대해 "사실 첫 촬영 때 키스신을 먼저 찍었다. 되게 쿨한 척했다. 사실 머쓱했는데. 초가을이라 먼저 체육대회 하는 신을 찍어야 했다. 물론 안면은 있었지만, 친하지 않아서 '둘 다 연기인데 뭐 어때' 생각하고 있었지만 되게 긴장도 하고 그랬다"고 회상했다.

이어 해외에서 연기 활동을 펼쳐 온 유태오에 대해 "태오오빠가 (한국말 대사를)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많이 좋아지는 걸 보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 대단하구나'를 느꼈고 고맙단 생각이 든다. 사실 그 언어라는 게 가장 표현하기 쉬운 것 같지만 그 정말 미묘한 표현 차이로 되게 달라질 수 있다. 최대한 톤을 잡고 그 캐릭터에 맞춰서 해주려고 노력한 것 같아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로프공 관우 역을 맡은 정재광과 호흡'에 대해 묻자 "어휴, 키스를 참 많이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천우희는 극적인 모습이 담긴 엔딩신에 대해 "엔딩은 (의견이) 많이 갈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제 느낌상으로는 관우와 키스신을 사랑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랑이라기보다는 인간 대 인간의 연대라는 느낌이 강했다. 서영의 엄마나 진수는 모두 결핍이 있는 인물이고 자기 문제를 스스로 직면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전혀 관계없는 관우가 서영에게 관심을 가졌고, 구원까지는 아니지만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걸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키스'로 마무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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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신이 출연한 여러 작품을 선보인 천우희는 사실 스스로 지난해 연기적으로 의욕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우상'을 7개월 정도 촬영했다. 저는 정말 멘탈이 건강한 편이라고 자부한다. 배우치고 저는 개인적인 삶으로 잘 안 끌어들이는 편이다. 그런데 7개월을 하다 보니까 쉽지는 않더라. 그리고 촬영 스케줄이 많이 바뀌다 보니까 긴장을 놓칠 수 없었고, 저 스스로 자격지심이라고 해야 하나. 약간 부족한 면들이 보이는 것 같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우상' 캐릭터와 맞닥뜨려지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자랐다. '우상' 끝내고 나서 소위 번아웃 증후군처럼 의욕을 갖기가 쉽지 않더라. 연기에 대해서도 많이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이다 보니까 연기 외적으로 환기하려고 했다"며 "그래서 유튜브나 더빙 이런 걸 한번 해보자 생각했다. 여러 제안에도 순순히 따랐고. 다행히 올해 개봉도 많이 하고 드라마도 하니까 힘을 받는 것 같다. 상처도 받았는데 결국 배우는 연기로 위로받고 다시 치유하는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왜 이렇게 엉망진창이지'라며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고 털어놓은 천우희는 그럼에도 자신은 '연기가 체질'이라며 연기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렇게 지긋지긋하게 연기를 무섭고 못 하겠다 생각하다가도, 또 제일 행복한 게 현장이더라. 매 순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하게 되고 또 연기를 하고 싶고 그런 것 같다"며 "연기 외에 다른 흥밋거리가 없다. 연기를 해보면서 그 외에 재밌는 흥밋거리를 찾았다면 그런 균형감을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연기를 너무 좋아하고 연기 자체가 인생에서 주된 것이다 보니까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가장 재밌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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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영화 '신부수업'으로 데뷔해, '써니' '한공주' '카트' '해어화' 등 천우희의 필모그래피를 찬찬히 살펴보면 여성 위주 서사로 이뤄진 작품이 많다. 더불어 현실 여성의 캐릭터를 그려낸 모습도 종종 엿볼 수 있다.

천우희는 "여성 서사 위주의 영화를 많이 해왔다. 이런 작품을 많이 했고, '멜로가 체질'도 그렇다. 흔치 않은데 저한테 이런 작품들이 왔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 성별을 나누고 싶지 않지만 좋은 이야기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좀 더 과감하거나 다양한 이야기들. 할 수 있다면 더 많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특히 영화 '조커' 얘기를 꺼낸 천우희는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상' 속 련화를 20배 이상 농축시키면 되지 않겠냐"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끝으로 천우희는 '버티고'에 대해 "이야기가 조금 어둡고 무거울 수 있겠지만 누군가는 '저게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어느 한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있다면 봐주셨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저도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서 나름 욕심을 부렸던 작품이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기도 하다. 가을 날씨와 잘 어울릴 수도 있는데, 다양한 영화들 많이 봐주시고 '버티고'도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천우희가 주연을 맡은 '버티고'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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