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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탁현민 "조국은 내 처지...무너트려야 할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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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열한 기자들의 편집된 문장…
생략·과장된 것으로 흔들고 공격
천박·비열한 야만의 시대에
나는 무너뜨려야 할 '상징'이었다
조국과 가족도 복잡·존엄한 사람
도구 아닌 인간으로서 그를 보라"

조선일보

탁현민<사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1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관련 "도구로서의 그(조 전 장관)가 아닌 인간으로서 그를 보라"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감히 비할 수 없는 크기지만, 내 지난 처지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들은 내 지난 삶의 한 부분들 도려내 그것이 나라고 흔들어대며 온갖 저주와 혐오를 퍼부었다"며 "그 저주와 혐오는 내가 십수년 전에 했다는 혐오에 감히 비할 바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는 탁 자문위원이 지난 2007년 저술한 책이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여 비판받은 일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탁 자문위원은 "그들은 근엄하게, 천박하게, 그리고 아주 비겁하게 나를 때렸다"면서 "나는 사과했고 이미 수년전부터 (사과를) 해왔지만 애초에 사과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그들이 요구하던 나의 사과는 사퇴를 끌어내는 과정에 불과했다"고 했다.

탁 자문위원이 언급한 '사퇴'는 지난 1월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직을 그만둔 것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5월 과거 저서에서 '여성 비하' 논란이 제기된 탁 자문위원은 작년 6월 페이스북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만류했다. 이후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은 선임행정관 직을 그만둔 그를 23일 만에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다시 기용했다.

그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당신들이 공격하는 나의 과거에는 어떤 맥락이 있었다고, 일부는 사실이 아니고 일부는 생략되거나 과장됐다고 매일 밤 끝없이 변명하고 싶었다"면서 "저열한 기자들의 편집된 문장과 기사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무의미했다"고 했다. "그들은 정파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도적으로 오독했다"며 "오독의 최종목표는 (나를) 실체의 내가 아니라 그들이 그리는 그런 사람인 나로 만드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누군가의 지난 저작과 창작만으로도 한 사람과 그 사람의 의식을, 실행되거나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들도 얼마든지 어떤 방법으로든 비난하고 공격하고 찢어 발기고 헤집어 놓을 수 있는 야만을 알았다"면서 "그 야만의 끝에서 그들에게는 내가 사람이 아니라 무너트려야 할 상징이었음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나는 상징이 아니라 사람이고, 몇 개의 단편으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고 어떤 사실만으로도 판단될 수 없는 복잡하고 존엄한 사람"이라면서 "조국 교수도 그러하며 그의 가족도 그러하다"고 했다. 이어 "그 사람의 상처를 위로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를 상징으로만 보는 야만의 시대가 여전할 것이라면 절망"이라면서 "나는 사람들에게 도구로서의 그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그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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